미·이란 군사충돌 재개…브렌트유 90달러 육박

해외

이데일리,

2026년 8월 31일, 오후 05:53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미국과 이란이 수주 만에 군사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국제유가가 2% 가까이 올랐다.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의 이란 라라크섬을 공격하자 이란은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겨냥해 보복에 나섰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상승하는 주가 그래프와 유가 문구. (사진=로이터)
상승하는 주가 그래프와 유가 문구. (사진=로이터)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3분(그리니치표준시·GMT)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89.87달러로 1.77달러(2%) 올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45달러(1.74%) 상승한 84.85달러에 거래됐다.

유가를 끌어올린 것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재개다. 미군은 30일 호르무즈해협에 있는 이란 라라크섬의 발사대 2곳을 공격했다. 지난 7월 말 이후 알려진 미국의 첫 대이란 군사 공격이다.

이란도 보복에 나섰다. 이란 매체들은 혁명수비대(IRGC)를 인용해 이란이 요르단에 있는 미군 공군기지 2곳을 공격했다고 31일 보도했다.

미·이란 전쟁은 지난 2월 말 시작돼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종전을 위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으며 중재국들은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전쟁 전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던 핵심 해상 운송로다. 군사 충돌이 재개되면서 선박 운항도 위축됐다. 해운 자료에 따르면 주말 동안 외부에서 확인된 상품 운반선의 호르무즈해협 통과는 하루 5척까지 줄었다. 선박 공격을 우려한 해운업체들이 운항에 신중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선박 피격도 발생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29일 호르무즈해협으로 진입하던 유조선 한 척이 발사체에 맞았다고 30일 밝혔다.

수브로 사르카르 DBS 에너지리서치 책임자는 전면적인 확전보다는 제한적인 충돌이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일정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르카르는 당초 3분기 말까지 미국과 이란이 협상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며 “호르무즈해협 상황이 더 명확해지지 않는 한 유가는 배럴당 85~95달러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핵심 에너지 거점인 하르그섬이 공격받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소셜미디어에 하르그섬이 “산산조각 나고 있다”고 썼다.

다만 하르그섬이 실제 공격받았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게시물에 첨부한 영상도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영상이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은 하르그섬이 공격받았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원유 관련 시설이 계속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적 압박과 함께 미국은 대이란 경제 제재도 강화할 방침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30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란을 겨냥한 새로운 2차 제재를 매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가는 이날 반등했지만 월간 기준으로는 소폭 하락을 앞두고 있다.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주 4% 넘게 떨어져 3주 만에 처음으로 주간 하락을 기록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보충 계획도 향후 원유 수급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최근 베네수엘라와 체결한 합의로 확보할 원유를 SPR을 채우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규모는 현재 44년 만의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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