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미디어텍은 1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엔비디아가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미디어텍 전환사채(CB) 35억달러어치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엔비디아가 미국 외 지역에서 단행한 직접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양사의 기술 협력 확대에 있다. 미디어텍은 엔비디아의 인터커넥트 기술 ‘NV링크 퓨전’을 채택하기로 했다. 미디어텍은 모바일 프로세서와 네트워크 칩 분야에서 퀄컴과 오래 경쟁해 왔지만,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ASIC 사업을 확대하며 브로드컴, 마벨 테크놀로지 등과 맞붙고 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의 네트워킹 생태계가 이제 미디어텍의 공급망에 들어가고, 미디어텍의 맞춤형 AI 칩 ‘XPU’가 우리 공급망의 일부가 된다”며 “여러 측면에서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양쪽 모두 공급망을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AFP)
NV링크 퓨전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 또는 맞춤형 AI 칩(XPU) 간에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기 위해 엔비디아가 개발한 초고속·저지연 인터커넥트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엔비디아 칩이 아니더라도 모든 종류의 칩이 서로 빠르게 통신할 수 있다.
미디어텍은 NV링크 퓨전을 채택하면서 빅테크나 AI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칩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인프라 아키텍처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디온 해리스 엔비디아 HPC(고성능 컴퓨팅)·AI 하이퍼스케일러 인프라 솔루션 담당 수석 디렉터는 이번 기술 파트너십에 대해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기업”이라며 “우리는 수년 전부터 단순한 컴퓨팅 칩을 넘어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모든 클라우드 업체와 AI 모델 개발 기업은 어떤 형태로든 엔비디아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며 “미디어텍이 고객들에게 이러한 확장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 고객들은 AI 팩토리 전반에서 랙 단위 인프라를 표준화할 수 있고, 동일한 표준 플랫폼을 사용해 맞춤형 칩을 기존 엔비디아 기반 시스템과 나란히 배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탈엔비디아 움직임에 대한 엔비디아의 대응은 ‘연결’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이번 거래가 점점 더 많은 빅테크와 AI 모델 기업이 엔비디아 GPU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 개발에 투자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매체는 “미디어텍과 같은 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엔비디아는 ASIC 반도체 시장에 일부 영역을 내주면서도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핵심 기반에 대한 장악력은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지난주 세계 최대 클라우드 플랫폼 아마존웹서비스(AWS)와도 유사한 기술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AWS는 2028년까지 엔비디아 GPU 200만 개를 추가 배치하는 동시에, 고객이 AWS 자체 AI 칩인 트레이니엄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엔비디아 NV링크 퓨전을 확대 지원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엔비디아의 행보를 두고 “AI의 미래가 자사 하드웨어 플랫폼과 표준을 중심으로 구축되도록 하기 위한 움직임이다”고 평가했다.
한편, 엔비디아와 미디어텍은 AI 인프라뿐 아니라 로컬 AI 컴퓨터, 자동차 분야를 포함하는 차세대 AI 컴퓨팅 플랫폼 구축을 위한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미디어텍은 스마트폰, 스마트홈, 자동차, 무선통신용 맞춤형 칩 개발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만큼 엔비디아의 개발자용 데스크톱 AI 컴퓨터인 DGX 스파크와 소비자용 AI PC인 RTX 스파크에 필요한 칩 개발에도 협력한다. 이외 양사가 피지컬 AI 시대에 맞춰 AI 기반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을 위한 플랫폼 개발도 계속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