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는 전날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문제를 국제사회에 강하게 제기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홍수를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이 지역을 뒤흔든 중대한 재난으로 규정하면서, 히말라야가 기후변화와 함께 갈수록 커지는 위험에 노출돼 있는 만큼 앞으로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부 장관도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네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사실상 거의 없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만들지 않은 전 지구적 위기의 대가를 고스란히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기후변화 보상을 요구하는 공식 서한을 각국 파트너들에게 이미 발송했다고 밝혔다.
사진=AFPBB/로이터
그는 이어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2위 미국, 3위 인도 등 주요 산업국들이 네팔과 같은 취약 국가에 보상할 역사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관련 외교의 방향을 기존의 ‘원조’ 개념에서 ‘정의와 보상’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는 자선이 아니라 법적·도덕적 책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모든 국제 무대에서 이 사안을 단호하고 명확하게 제기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카날 장관은 히말라야 빙하가 사라질 경우 갠지스강과 트리술리강 등에 물을 의존하는 남아시아 20억 명 이상의 물 안보가 영구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문제 제기는 네팔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아시아 문명 전체의 생존이 걸린 사안이라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인구 3000만 명의 농업 중심 국가인 네팔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주요 산업국들에 비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번 대홍수를 계기로 기후변화의 피해를 가장 심각하게 입는 국가 중 하나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미얀마에서 아프가니스탄까지 약 3500km에 걸쳐 뻗어 있는 히말라야·카라코람·힌두쿠시 산맥은 6만3700여 개의 빙하를 통해 양쯔강, 갠지스강, 메콩강 등 아시아 주요 10대 강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약 20억 명의 인구가 이 지역 빙하에서 비롯되는 수자원과 전력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유엔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히말라야 빙하의 소멸 속도는 그 이전 10년보다 65% 더 빨라졌다. 히말라야·카라코람·힌두쿠시 산맥 전역에서 빙하호로 인한 홍수 위험 역시 금세기 말까지 약 3배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대의 빙하학자 아르빈드라 카드카는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히말라야 빙하가 해마다 약 1m씩 녹아내리고 있다며, 히말라야 전역이 통째로 녹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툴 싱 구룽 네팔전국산악가이드협회 회장 역시 히말라야와 카라코람 산맥 곳곳에서 눈과 얼음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며, 산들이 검게 변해가고 곳곳에서 낙석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에베레스트(8848m)를 포함한 여러 고봉에서 기존 등반 코스가 바뀌고 있으며, 산악인들의 인명 피해도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월 말 네팔의 유명 산악인 니르말 푸르자(43)를 포함해 10명이 숨진 브로드피크(8047m) 눈사태 역시 비교적 안전한 구간으로 알려졌던 곳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구룽 회장은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