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미국과 이란이 수주 만에 가장 큰 규모로 포화를 주고받으면서 유가 불안이 되살아난 영향이다. 유가가 오르면 달러화는 통상 이득을 본다. 미국 경제가 다른 주요국보다 에너지 충격에 덜 노출돼 있어 유로화나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는 흐름이 생기기 때문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도 달러화를 밀어 올리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주 금리를 올린 뒤 긴축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히려 긴축을 시작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조지 브라운 슈로더 선임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연말까지 인상 사이클을 끝내겠지만 연준은 이제 막 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이라며 “금리 격차가 달러화에 유리한 쪽으로 벌어지면서 유로화는 더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슈로더는 연말 유로화가 1.1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이 보는 이달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은 70%로, 일주일 전 40% 안팎에서 크게 뛰었다.
엔화는 이날 0.45% 오른 달러당 159.50엔에 거래됐다. 앞서 지난 7월 31일 이후 가장 약해졌다가 되돌린 것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160엔 바로 위에 머물러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금리를 연달아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스콧 베선트 장관이 우에다 총재와 만나 엔화 약세에 맞서는 단호한 통화 조치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7월 말 이례적으로 손을 잡고 시장에 개입해 40년 만의 최저치인 163.99엔까지 밀렸던 엔화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엔화는 이후 개입 효과로 얻은 상승분의 절반가량을 다시 내줬다.
토니 시카모어 IG 애널리스트는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진정돼 유가에서 열기가 빠지기 전까지는 실제 공조 개입이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뉴질랜드달러화는 1.01% 급락한 0.5844달러로 지난달 13일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2.75%로 인상했는데도 시장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라고 받아들인 탓이다.
다만 달러화 강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물가와 재정에 대한 불안으로 미 국채가 팔려나가면 미국 자산의 장기적 매력에 의문이 생겨 달러화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날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812%까지 올라 2023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