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밀퍼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앞두고 시위대가 ‘데이터센터를 멈춰라(Stop data centers)’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美전력 최대 15% 먹는 데이터센터…트럼프 “막으면 가난해져”
2일(현지시간) 미 에너지부(DOE) 산하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에 따르면 미국 전체 전력소비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 11.8%, 시나리오에 따라 최대 15.3%에 이를 전망이다.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버지니아에서는 전력수요 증가로 전력회사의 도매시장 의존도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미니언에너지의 연료비는 2021년 23억1000만달러(약 3조1400억원)에서 내년 중반까지 43억5000만달러로 88% 증가할 전망이다. 외부 도매시장에서 사오는 전력 비중도 같은 기간 14%에서 23%로 높아질 전망이다. 비용 상승분을 그대로 반영하면 가정 전기료가 13%가량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료에 송전선 건설, 냉각용수, 소음 등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주민 반발도 확산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주민 반대 등으로 최소 75개, 약 13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제동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데이터센터를 거부하는 지역사회는 “뒤처지고 가난해질 것”이라며 데이터센터가 세금을 낮추고 일자리를 늘린다고 주장했다. 반대 움직임에 대해서는 “중국이 이보다 더 기뻐할 수 없다”고 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2일 주요 20개국(G20) 혁신장관회의에서 데이터센터가 전기료를 낮추고 막대한 세수를 창출해 지역사회에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AI 투자를 옹호하면서도 업계가 주민들의 생활비 우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D-’라는 낙제점을 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는 세수 효과도 실제 사례가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 산업의 중심지인 버지니아주 라우던카운티에서 데이터센터는 재산세 수입의 거의 절반을 창출하고 있다. 2024년 데이터센터 관련 부동산 가치는 410억달러에 달했다.
늘어난 세수에 힘입어 카운티는 재산세율을 2016년 평가액 100달러당 1.145달러에서 현재 0.805달러까지 낮췄다. 학교와 공공서비스 투자 재원으로도 활용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전기공·배관공 등 일자리 수요도 늘고 있지만 건설 이후 상시 고용은 제조공장 등에 비해 많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각 주는 데이터센터 비용이 일반 가정에 전가되는 것을 막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버지니아주 규제당국은 데이터센터에 별도 전기요금 체계를 적용해 최소 14년간 전력사용 계약을 유지하고 실제 사용량이 예상에 못 미쳐도 송·배전 비용의 최소 85%를 부담하도록 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그리드(GRID) 기준’도 주정부 지원과 세제혜택 등을 받으려는 데이터센터가 신규 전력수요에 필요한 발전용량을 확보하고 관련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다. 송·배전과 전력망 업그레이드 비용도 사업자 몫이다.
두 지역의 대책은 공통적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비용이 기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얼마나 지을 것이냐’뿐 아니라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이냐’가 새로운 정책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8월 12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스톤리지에서 단독주택 단지와 인접한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가 보이고 있다.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