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창작 영역까지 빠르게 파고들고 있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창작 방식은 AI와 정반대라는 평가가 나왔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거의 모든 작품을 프로듀싱해온 스즈키 토시오(사진) 프로듀서는 “미야자키 감독은 애초에 생성형 AI의 존재를 모른다”며 “AI와 컴퓨터가 그의 재능을 모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스즈키 프로듀서는 6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야자키 감독의 창작 방식은 AI와 정반대라고 강조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만들 당시 스마트폰은 물론 신문과 TV도 보지 않고 외부와의 교류도 끊었다. 스즈키 프로듀서는 “AI는 정보를 모으지만 미야자키 감독은 그 반대다”며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것이 그의 재능이다”고 설명했다.
그가 가장 놀란 장면은 작품 속 청사자의 입에서 갑자기 사람 얼굴이 나오는 장면이었다. 그는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그 장면은 CG로는 절대 만들 수 없다고 했다”며 “정보를 차단하고 작업한 것이 결과적으로 컴퓨터가 가장 어려워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유행했던 ‘AI 지브리풍’ 이미지에 대해서는 “금방 질릴 것으로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며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AI가 만든 애니메이션을 알아본다. 별로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다”고 했다.
그는 토토로를 예로 들며 “미야자키 감독이 그리면 손가락으로 배를 눌렀을 때 배가 들어간다. 이 단순한 움직임도 CG나 AI로 재현하기 어렵다”며 “미야자키 하야오와 컴퓨터, AI는 궁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지브리의 미래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전망을 했다. 미야자키 감독의 신작 가능성에 대해 “만들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만들 수 있는지는 육체의 문제다”며 “지브리는 앞으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존재가 돼갈 것 같다. 그런 사람은 다른 곳에 없기 때문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스즈키 프로듀서는 자신의 역할을 AI에 빗댔다. 그는 “미야자키 감독이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스즈키 씨, 기억해둬라고 말했고 그 내용을 정리해 언제든 꺼낼 수 있도록 해왔다”며 “이것은 나에게 일종의 AI적 능력을 요구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