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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지난 6월 해당 법안을 제안했다. 공공 서비스를 중요도에 따라 분류하고 최고 수준의 ‘기술 주권’이 필요한 서비스에는 유럽에서 통제되는 기술을 사용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EU 집행위는 전체 공공 서비스 가운데 약 1%만 최고 단계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방과 에너지 등 핵심 분야의 데이터와 서비스를 해외 정부나 기업이 차단하는 이른바 ‘킬 스위치’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국방 현장의 판단은 다르다. FT가 인용한 관계자들은 미국이 국방 분야 클라우드와 AI 플랫폼에서 유럽보다 약 8~10년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기술을 급격하게 걷어낼 경우 성능이 떨어지는 시스템을 사용할 수밖에 없고 사이버 공격에 대한 취약성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기술을 기반으로 운용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간 군사정보 공유와 작전 연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동유럽과 북유럽 국가들이 특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와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을 마주하는 상황에서 ‘유럽산 기술 사용’이라는 정책 목표보다 당장 검증된 미국산 시스템을 활용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반면 EU 집행위는 미국 기술 의존 자체가 장기적인 안보 위험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AWS와 MS, 구글 등 미국 기업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U는 공공 조달을 통해 유럽 기업에 안정적인 수요를 만들어주면 자체 클라우드와 AI 산업도 성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럽 기업들도 움직이고 있다. 에어버스는 지난 7월 민감한 산업·국방용 클라우드 일부에 프랑스 업체 스케일웨이를 사용하기로 했다.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의 AI 모델을 유럽 클라우드에서 운용하기 위한 목적이다.
결국 유럽의 고민은 ‘기술 독립’과 ‘당장의 안보 능력’ 사이의 선택으로 압축된다. 미국 빅테크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방향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러시아발 안보 위협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 기술을 너무 빨리 밀어낼 경우 오히려 유럽의 방위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