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회담' 면밀히 밝힌 대통령실...진실 통했나?

정치

MHN스포츠,

2024년 10월 22일, 오후 04:45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MHN스포츠 이준 기자) 지난 21일 면담을 나눈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면담 직후 말을 아꼈다. 당 대표 비서실장이 남긴 브리핑에 '빈손 회담'이 아니냐는 지적이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이어졌으나, 대통령실의 브리핑으로 여론이 갈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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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하루 뒤 오전 10시부터 전날 회담에 대해 발표했다. 면담이 끝난 지 약 15시간 만이었다. 브리핑 전 진보 성향 매체와 보수 성향 매체는 '윤-한 갈등'이 재발한 것이 아니냐는 보도를 이었다. 

당초 직접 면담 내용을 브리핑할 것으로 알려진 한 대표가 아닌 면담에 배석하지도 않은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이 대신 전한 것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취재진이 면담 후 한 대표 반응에 대해 묻자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이 "해가 진 상황이라 한 대표의 표정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답해 의혹의 불씨를 키웠다.

그러나, 대통령실 브리핑과 고위 관계자의 설명 이후 반응은 갈렸다. 특히, 보수 성향 매체는 브리핑 전 "또 빈손이냐", "이 정도로 민심과 동떨어져 있나", "맹탕"이라고 작성하는 등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브리핑 후 "그래도 여지 남겨", "여야의정은 당정일치"라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대통령실의 전반적인 설명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는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는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 대표가 면담에서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 ▲김 여사 의혹 해소 및 대외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명태균 씨 의혹 진상규명 등 3가지 사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답변을 정리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제가 여러 의원들을 설득해서 (김 여사) 특검법 통과를 막았다"며 "하지만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감당하지 못하게 돼 걱정이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우리 당 의원들이 (김건희 특검법과 같은) 위헌적인 특검법을 브레이크를 건 것은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 우리 당 의원들 생각이 바뀌어서 야당 의원들과 같은 입장을 취하는 결과가 온다면, 그 결과에 대해선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지 않겠느냐"고 답했다고 정 대변인은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을 믿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아주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으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여사의 대외활동에 대해서도 "(지금까지는) 과거 정부 관례에 따라서 해왔다"며 "(현재는) 이미 집사람이 많이 힘들어하고 의욕이 없다. 부인이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 말고는 대외 활동은 이미 자제되고 있고, 앞으로도 보면 알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 여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은 "이미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니 일단 지켜보자"며 "문제있으면 수사받고 조치하면된다. 나와 내 가족이 문제있으면 편하게 빠져나오려고 한 적이 있느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의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서는 "전 직원을 모든 인적 쇄신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며 "구체적으로 누군가가 어떤 시기에 어떤 문제를 야기했는지 근거를 대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 씨에 관해 "명태균이 처음 우리에게 접근한 건 '김종인 박사의 말씀을 들어야 된다. 김종인 박사와 손을 잡아야 된다'라는 조언을 하기 위해서였다"며 "실제로 초기에는 그렇게 된 것도 맞는 얘기고, 명 씨 조언대로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중에 중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단호하게 잘라냈다", "집사람이나 가족은 그렇게 못하는 거 아니냐", "나 몰래 어쨌든 명 씨를 달래고 좋게 좋게 선거를 치르려고 그렇게 하지 않았겠냐", "그게 가족들의 역할이었다"고 덧붙였다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의정갈등을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서는 당정이 일치된 모습을 보였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을 제안했으며, 윤 대통령은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대통령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