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괴' GP 검증 때 지하시설 제대로 확인 못해…軍보고서 공개

정치

뉴스1,

2024년 10월 22일, 오후 05:15

2018년 11월 20일 오후 중부전선에서 북한측 GP 폭파가 이뤄지고 있다. (국방부 영상 캡처) 2018.11.20/뉴스1
2018년에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파괴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대한 당시 우리 군 당국의 불능화 검증 때 지하시설 파괴 여부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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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2018년 12월 합동참모본부가 작성한 '북한 파괴 GP 검증 보고서'의 기밀을 해제해 22일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에 제출했다. 당시 77명으로 구성된 한국군 검증단은 북측 GP 검증 결과를 문서로 남겼는데, 이 중 일부 문서 내용이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검증단은 북한이 폭파 방식으로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한 10개 GP의 지상시설에 대해서는 대체로 폭파 및 철거됐다고 평가했지만, 지하시설에 대해선 대체로 식별이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는 "지하시설, 탄약고, 총안구, 감시초소에 대한 안내 거부. 소극적 답변으로 의구심 해소에 제한적"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또한 "북측, (지하시설)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 식별 제한", "우리측 검증반 접근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지뢰 푯말 설치 등 의구심 해소에 제한"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이밖에 북측은 우리측 검증단이 위장된 지하공간을 발견하자 샘물이라고 했다가 지하 물탱크라고 번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북은 9·19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의 모든 GP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양측 GP를 11개씩 시범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한 현장 검증은 같은 해 12월 12일 이뤄졌고, 검증이 부실하다는 보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로부터 5일 뒤에 '북 GP 불능화' 발표를 감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국방부 장관 재임 중이던 지난 1월 "북한 GP 지하시설은 그대로 존속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당시 검증했던 결과, 문서 등이 현재까지 확인된 것으로, 대부분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고 곧 진실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GP 불능화 시도는 우리 국민을 속인 '가짜평화쇼', 우리 군의 전투력을 약화시키고 북한을 이롭게 한 '이적행위'이었음이 드러났다"라며 "당시 북한 GP는 지하시설이 파괴되지 못했기 때문에 2~3개월 만에 신속 복구가 가능했던 반면, 우리 GP는 지하시설까지 모두 파괴돼 혈세 1500억 원을 투입해 2033년에야 복구가 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국방부의 결단으로 북한 GP 부실검증에 관한 진실을 국민께 알려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며 "당시 문재인 정부의 북한 GP 부실 검증 발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불법행위는 엄정 조치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