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독재 정권 조기 종식'이라는 기치 아래 출범한 혁신당은 총 15가지 탄핵 사유 근거를 들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불 지피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않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의 협력 없이는 탄핵안 발의조차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 발언을 조심스러워하며 거리두기를 하는 중이라 실제 탄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직접 통화와 같은 촉매제가 없는 한 민주당 역시 협력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당은 전날(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공개했다. 조국 대표는 회견에서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 초안은 2년 반 동안 쌓인 윤 대통령의 위헌, 위법 행위에 대한 국민의 울분을 차곡차곡 담은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을 조기종식할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초안에 담긴 탄핵 사유는 모두 15가지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불기소 관여 행위, 명품 가방 수수,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대통령 집무실·관저 신축비리 의혹 등이 포함됐다.
또한 혁신당은 재의요구권(거부권) 남용, 해병대원 사건 축소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등을 직권남용 탄핵 사유로 들었다. 혁신당은 이번에 공개한 초안에 더해 향후 국민 제보 등을 종합해 최종안을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혁신당의 초안에 적시된 15가지 탄핵 사유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되레 당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탄핵소추안 발의에 있어 의원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된다. 혁신당은 민주당의 협조가 없이는 독자적으로 소추안 발의를 못하며,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는다고 해도 민주당의 협조를 받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민주당은 혁신당의 탄핵 추진에 대해 줄곧 당장의 도움을 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과 해병대원 특검법 등 각종 특검법으로 정부·여당을 몰아세우고 있는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 언급을 삼가며 언행을 유의하고 있으며, 일부 탄핵 연대에 가입한 의원들에 대해서는 '독자적 의견 표명'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만약 윤 대통령과 명 씨와의 통화 녹음과 같은 '스모킹건'이 또다시 나오기 전까지는 민주당이 혁신당의 탄핵 추진에 동참하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이에 민주당은 독자적으로 대여 공세를 펼치면서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김건희 특검법 관철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촉구를 위한 장외 투쟁을 4주째 이어가면서 범국민 서명운동, 홍보물 제작 등을 통해 여론 추이를 살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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