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국민연금 개혁안에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국회 연금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여야가 ‘더 내고 더 받는’ 모수 조정안과 함께 위원회 구성안을 처리한 지 2주가 다 되어간다. 하지만 특위는 아직 공식 출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특위는 2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위원장과 간사를 선임한 뒤 본격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여야가 같은 날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하고 각 당의 의원총회 일정까지 겹치면서 특위 발족 일정은 순연됐다.
특위 위원이기도 한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4월 4일 (탄핵) 선고라는 중요한 시점이 형성됐다”며 “그러한 점에서 조금만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쟁 때문에 연금개혁이 밀리지 않도록 하겠다”며 “저희는 구조개혁이 진정한 연금개혁이라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노력할 것이다. 민주당도 이 부분에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회의 개최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여야 의원 다수가 탄핵 인용 또는 기각·각하를 주장하며 장외 집회에 참여하면서, 일정 조율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쟁 때문에 개혁이 밀리지 않게 하겠다’는 말과는 달리,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 임박한 혼란한 정국에서 연금특위 전체회의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모습이었다.

박수영(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손영광(왼쪽 네 번째) 연금개혁청년행동 대표 등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연금개혁 법안 통과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정치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본회의와 상임위원회는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며 “특위에 그다지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 더욱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칫하면 연금개혁 특위가 보여주기용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향후 조기 대선이 열리더라도 연금개혁 논의의 불씨는 반드시 살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국이 혼란스러울 때 사회적 주요 현안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여야 대치가 격화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도 지연되고 있으며, 연금개혁 역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게다가 국회가 통과시킨 모수 조정안을 두고 2030세대와 4050세대 간의 분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조정안을 반영하더라도 국민연금의 향후 70년 추계상 누적 부채는 여전히 ‘경(京)’ 단위 수준이다. 이 모든 재정적 부담은 결국 미래 세대가 떠안게 된다. 정쟁을 이유로 국회가 연금 문제를 외면한다면 훗날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