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심판, 어떤 결과든지 승복하고 대통합 나서야”

정치

이데일리,

2025년 4월 03일, 오후 06:54

[이데일리 박민 백주아 기자]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정치권 원로를 비롯해 법조계와 학계 지도층 사이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조건 없는 승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속된 국론 분열과 혼란을 끊기 위해 여야 지도부는 물론 윤 대통령도 국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승복과 통합 메시지를 내고, 정부는 정치·사회·경제·안보를 정상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문희상 전 국회의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3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우리 헌법 정신의 기본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다. 최종심인 대법원이나 헌재 결정에 대해 승복을 안 하면 민주주의를 안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헌재 결정에 대해 찬성이나 반대 생각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는 게 민주주의 원리”라며 “다만 그 과정에서 폭력이나 폭동을 동반하는 것은 안된다. 그런 의미의 승복”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의장은 6선(14·16·17·18·19·20) 국회의원이면서 역대 정부(김대중·노무현·문재인)에서 중요 직책을 역임한 바 있는 정치권 원로다.

학계 원로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번 탄핵 정국이 어느 한쪽이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여야 지도부들이 헌재의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이걸 계기로 대한민국의 회복과 미래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윤 대통령도 이번 사태를 통해 국론 분열을 초래한 데 대해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며 “그래야 찬성이든 반대든 들끓는 민심을 다독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사진=뉴스1)
법조계에서는 승복의 법적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조용호 전 헌법재판관은 “탄핵 심판할 수 있는 권한을 헌재에 준 것이고 헌재에서 결정이 나면 그것에 대해 헌법적으로 승복하라는 것이 헌법의 명령”라고 했다. 조 전 재판관은 2013년부터 6년간 헌법재판관을 지내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참여한 바 있다.

조용호 전 헌법재판관
전·현직 국회의장들과 전직 국회의원 모임 등 정치 원로들은 헌재 선고를 통합과 화합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은 전날 성명을 내고 “헌재의 선고가 인용이든 기각 또는 각하든 어느 경우에도 여야 정치권 및 모든 국민은 무조건 승복할 것을 촉구한다”며 “여야 정치권은 이제 광장에서 국회로, 국민은 생업 현장으로 돌아가 그동안의 대립·갈등·분열을 씻어내고 국민 대통합에 앞장서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포스트 탄핵 정국의 최우선 과제로 정치의 복원과 개헌을 꼽았다. 문 전 의장은 “지금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정치가 없어진 것이다. 의회에서도 모든 문제를 법으로만 해결하려고 한다”며 “정치가 살려면 민주주의가 살아야 되고, 의회가 의회다워야 한다. 개헌을 통해 거국 내각 중립을 표방하는 거국 내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흩어진 민심을 모으려면 중심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개헌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정치의 기본 원리는 공존과 소통인데 현재 완전히 막혀 있고 극단적으로 분열돼 있다”며 “여야가 협력하는 대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모든 것을 정상화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여야 정치권은 원칙적으론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선고 결과에 대해선 서로 다른 기대를 하고 있어 각각의 지지층을 설득해 통합으로 이끌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질서 회복을 위해 ‘윤 대통령 파면을 선고해야 한다’며 탄핵 인용을 촉구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헌재가 민주당의 압박에 굴하지 말고 공정한 판결을 내려달라’며 탄핵 기각·각하 결과에 무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