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세 현장에 ‘방탄 유리막’ 세운다…“신변 위협 때문”

정치

이데일리,

2025년 5월 16일, 오후 09:23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신변 위협 때문에 다음주부터는 자체 제작한 ‘방탄 유리막’ 보호를 받으며 연단에 설 예정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총괄부본부장은 16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 경호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방탄유리는 크게 제작되지는 못하고 연단 위에 섰을 때 양쪽에서 막아주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자세한 것은 다음 주초에 볼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이어 “테러 위협에도 이 후보는 국민의 삶 현장에서 진짜 대한민국을 바라는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후보는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고 악수도 하고 싶어하지만 여러 제보나 상황, 지지자들의 우려 때문에 하지 못하고 있다”며 “후보와 캠프 모두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민주당에는 이 후보 신변 위협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사거리가 2km에 달하는 러시아 저격용 괴물 소총이 밀반입 됐다는 제보와 이 후보 테러 배후에 HID(북파공작원) OB들로 구성된 특수팀 동원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이에 민주당은 이 후보를 겨냥한 테러 위협에 테러대응TF로 대비하며 경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에 대한 온라인상 신변위해 협박글을 9건 접수했다. 이 후보에 대한 협박글은 8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1건은 검찰에 송치했고 나머지 7건은 내사 및 수사 중이다.

한편 대통령 선거운동에서 ‘방탄 유리막’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87년 13대 대선 당시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의 광주 유세에서 방탄 유리가 등장했다.

당시 노 후보는 유세를 위해 광주역 광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광주역 광장에는 청년과 대학생 300여명이 김대중 연호 시위를 시작했다. 당시 광주 시민들은 군사쿠데타를 일으키고 광주를 짓밟은 민정당 세력을 환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 후보의 카퍼레이드가 연단 앞 300m 지점에 이르렀을 때 김대중 연호와 함께 학생들이 접근하면서 민정당 지지자들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민정당 측의 홍보물을 불태우면서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는 나무, 막대기, 돌, 사과 등을 연단으로 던졌고 노 후보 경호원들은 날아드는 돌과 막대기를 방탄유리로 막으면서 후보를 보호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