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호국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 행사에 참석해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30일 대한민국 'K-컬처'의 주역들을 만나 문화예술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청취했다. 참석자들은 90여분 간 글로벌 문화강국 실현을 위한 과제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했고 이 대통령은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등을 언급하며 수요자가 원하는 정책을 가감없이 발굴하고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문화강국의 꿈, 세계로 나아가는 대한민국' 행사를 열고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김원석 감독과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토니상 6관왕을 달성한 박천휴 작가를 만났다.
간담회에는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최고 등급 훈장을 받은 조수미 소프라노, 한국 남자 무용수 최초로 로잔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한 박윤재 발레리노, 칸국제영화제 학생 부문에서 1등의 영예를 안은 허가영 영화감독도 함께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참석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환담하며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특히 긴장한 참석자를 배려해 농담을 건네거나 손을 잡아주는 등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성악가 조수미 씨에게 "예술적 재능이 타고난 것인가 아니면 노력한 것인가"라고 질문했고, 조 씨가 "떨린다"고 하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격려했다. 김 여사도 같은 선화예술고등학교 졸업생인 조 씨의 손을 잡으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조 씨는 "예술 부문에서는 타고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지지 않고 버티는 게 중요하다. 재능이 있으면 좋은 데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El Sistema)'를 언급하며 "대한민국 예술 교육에 꼭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성남시에서 해봤는데 악기나 교육 비용이 상당히 들긴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 씨는 "특히 우리나라처럼 입시 스트레스로 어려운 시간이 있지만 아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해보게 하고 같이 모여 노래하는 기회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통령의 발언을) 100% 환영하고 많이 도와달라"라고 화답했다.
이외에도 이 대통령이 학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김 여사가 예술가로서 참석했다고 하자 "남편을 키우는 예술가"라고 발언해 장내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에 참석하고 있다. 2025.6.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예술을 진흥할 지원 방안이 도출되기도 했다. 박윤재 발레리노는 한국 무용수의 군복무 문제를 언급했고 허가영 감독은 독립 영화가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게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천휴 작가는 한국 현지와 세계 무대 사이의 연결이 현실적 지원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규모 영화 세트장을 국가 단위에서 지원해 주는 방안과 사회 전체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투자를 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전 세계에 있는 외교공관과 문화원이 문화 전파의 매개로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확인해 볼 생각"이라며 "각 분야에 계신 분들이 토론을 통해 문화적 지원이나 정책적 지원을 정해주면 어떻겠나. 관료들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게 아니라 그런 기회를 문화예술계에 만들어 주면 어떨지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김 여사는 마무리 발언으로 "고등학교 예고 다닐 때 학교 문 앞에 '이 문은 세계로 통한다'는 팻말이 있었다"며 "예술적인 끼가 충분한 우리나라 국민들인 만큼 대통령께서 지원을 충분히 해주면 더 훌륭한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 부부는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눈물 흘린 사연을 공개하며 대한민국의 문화적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김구 선생이 말씀하신 문화강국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우리가 서 있는 것 같다"며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기회를 주고, 산업으로 키우고, 전 세계에 진출해 대한민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키우면 우리가 세계적인 강국으로 (가는데) 강력한 힘이 되지 않겠나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하면 뿌듯하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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