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당하지 않는다?' 텔레그램, 한국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95% 이상 응답

정치

MHN스포츠,

2025년 6월 30일, 오후 09:00

(MHN 조윤진 인턴기자) 각종 범죄에 악용됐던 텔레그램이 한국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지난 29일, 경찰청은 텔레그램이 2024년 10월부터 한국 경찰의 수사 자료 요청에 95% 이상 응답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수백여 건에 달하는 자료를 제공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정해진 형식에 따라 요청서를 보내면, 텔레그램이 자사 정책 및 국제법 위반 여부를 검토한 뒤 가입자 정보나 IP 기록 등을 제공한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요청한 자료는 거의 다 온다고 보면 된다"며 "나머지 5%는 요청서를 보내고 기다리는 상태"라고 전했다.

텔레그램의 협조로 성착취, 마약, 딥페이크 등의 은밀한 범죄를 검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경남경찰청이 딥페이크 합성물을 제작하고 배포한 10대 고교생을 구속하고 일당 23명을 검거한 사례가 존재한다.

경찰은 지난 2월 텔레그램에서 첩보를 입수해, 위장 수사와 텔레그램 공조를 통해 이들을 모두 검거한 바 있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

이 같이 텔레그램이 수사 기관에 협조적인 태도로 전환한 배경에는 텔레그램의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가 2024년 8월 프랑스에서 체포된 사건이 존재한다.

두로프는 텔레그램 내 아동 음란물 유포, 마약 밀매, 조직적 사기 및 자금 세탁 등을 방치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이후 텔레그램은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변경하며 수사 기관 협조 관련 방침을 전면 수정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범죄자들이 '시그널', '바이버', '심플X' 같은 다른 해외 메신저로 갈아타는 '풍선 효과'를 우려하는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경찰청이 다른 메신저들과도 수사 자료 제공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동국대 이윤호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텔레그램의 적극적 공조를 디딤돌로 삼아 한국 경찰이 다른 메신저와의 협의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