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수상자 간담회에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토니상 6관왕을 달성한 박천휴 작가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3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예술가로서 김혜경 여사님도 특별히 함께 자리해 주셨는데, 피아노 전공하셨잖아요"(사회자)
"남편을 키우는 예술가가"(이재명 대통령)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수상자 간담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재치 있는 입담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사회를 맡은 강유정 대변인이 숙명여대 피아노과를 졸업한 김혜경 여사를 '예술가'로 소개하자 이 대통령이 "예술가가 될 뻔한 사람이지"라고 농담을 건네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결혼할까, 유학을 갈까 고민했다"는 김 여사의 말에 나온 이 대통령의 농담이었다.
이날 간담회는 K-컬처 주역들을 격려하고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니상 6관왕의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앤딩'의 박천휴 작가와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최고 등급 훈장을 받은 조수미 소프라노, 한국 남자 무용수 최초로 로잔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한 박윤재 발레리노, 칸국제영화제 학생 부문에서 1등의 영예를 안은 허가영 영화감독 등 K-컬처 주역들이 자리를 빛냈다.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문화예술인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며 전문 분야에서 성공한 비결을 물었다.
이 대통령은 조수미씨에게 "조수미 선생님 같은 경우는 타고나는 건가요 공부하고, 노력해서 갈고 닦은 건가요. 아니면 두 개가 합쳐진 건가요"라고 물었다. 조 씨가 "떨린다"고 하자 "걱정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조 씨와 선화예고 동문인 김 여사도 손을 잡아주며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조 씨는 "예술 부문에서는 타고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지지 않고 버티는 게 중요하다. 재능이 있으면 좋은 데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El Sistema)'를 언급하며 "대한민국 예술 교육에 꼭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성남시에서 해봤는데 악기나 교육 비용이 상당히 들긴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발레리노 박윤재씨와의 대화에서도 이 대통령의 특유의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강 대변인이 "용감한 질문을 해보겠다. 근육질 다리로 굉장히 유명한데 그게 오히려 불리한 건가봐요"라고 박 씨에게 묻자 이 대통령은 "다리 얘기 하지 말라"며 또 한번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게 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이 '눈물'을 흘리며 봤다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만든 김원석 감독과도 대화를 나누며 세계를 울린 K-드라마의 힘을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은 "우는거야 저는 당연히 갱년기라서 그런가 싶었는데 그건 아닌 듯 하다"며 "남미나 유럽, 이런 데서도 호평을 받았다고 하니 정말 큰 가능성이 있겠다. 이걸 어떻게 하면 키우고, 우리 국민한테 높은 수준의 문화를 즐길 기회도 주고, 일자리도 만들고, 대한민국의 국력도 키울 수 있을까. 폭싹 속았수다가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다"고 했다.
김 여사도 이 대통령보다 먼저 폭싹 속았수다를 시청했다면서 "혼자 볼 때 울며 보다가 이 사람(이 대통령)이랑 같이 볼 때는 뒤에서 울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대규모 영화 세트장을 국가 단위에서 지원해 주는 방안과 사회 전체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투자를 제시했다.
김 여사는 "예술적인 끼가 충분한 우리나라 국민들인 만큼 대통령께서 지원을 충분히 해주면 더 훌륭한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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