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지난 27일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를 찾았다.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시절이었던 지난 2020년 11월 장보고-Ⅲ 배치-Ⅰ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2번함 진수식 때 이후 4년 반 만이다.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조선소는 몰려든 일감에 활기가 넘쳤다. K조선·K방산의 ‘활황’을 실감케 했다. 한화오션 특수선의 경우 현재 장보고-Ⅲ 배치-Ⅱ 1번함은 건조를 마치고 인근 해역으로 나가 시운전 중이다. 2·3번함 건조가 진행되고 있다. 또 울산급 배치-Ⅲ 호위함 5번함의 블록화 공정도 이뤄지고 있다.
이에 더해 한화오션은 울산급 배치-Ⅲ 6번함과 배치-Ⅳ 호위함 1·2번함도 수주한 상태다. 차기 군수지원함(AOE-Ⅱ)도 한화오션이 건조할 예정이다. 우리 해군의 214급 잠수함의 창정비와 미 해군 군수지원함 ‘유콘함’의 유지·보수·정비(MRO)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27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특수선사업부 내에 제4공장 건설이 진행 중이다. (사진=한화오션)

지난 27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특수선사업부 내에 제4공장 건설이 진행 중이다. (사진=한화오션)
이날 찾은 특수선사업부 한 켠에는 제4공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1000억원 이상을 들여 만들고 있는 특수선 제4공장은 지난해 9월 착공했다. 오는 11월 울산급 배치-Ⅲ 5번함 선행 탑재 블록 생산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제4공장까지 가동되면 한화오션의 특수선 동시 건조 능력은 잠수함 기준으로 현재보다 2배 늘어난 4척이 된다. 캐나다와 폴란드 등 잠수함 수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설비인 셈이다.
크게 3개의 베이(Bay)로 나눠져 만들고 있는 제4공장은 스마트 통합관제를 위한 인공지능 기반 설비와 에너지 관리 플랫폼으로 탄소중립에 걸맞은 공장으로 설계됐다. 장애물 자동회피 기능과 흔들림 방지 기능, 지능형 인양물 정렬 기능 등을 갖춘 스마트 크레인 설치로 사고방지와 공장 운영 효율화도 구현한다. 다양한 자동화 기술이 특징이다. 배관 제작 공장인 3베이 복층에 배관 제작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해 배관을 절단하거나 구부리는 등의 제작과정이 자동화된다. 1층에는 운반과 저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지능형 물류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된다.
작업자의 안전과 작업환경 개선도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함정 작업특성에 맞춘 최신의 플랙시블 용접 흄 집진 장치가 설치된다. 용접작업 후 생기는 ‘흄’을 최소화 해 보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2m 이상 높이에서 작업하는 ‘고소작업’과 함정 건조를 위한 비계 장치(가설발판 및 임시시설물)를 줄여줄 반자동 폴딩 플랫폼을 도입했다. 공간 효율성은 물론 안전한 작업 환경을 위한 것이다. 카페형의 작업자 휴게실도 만들 계획이다.

한화오션이 수행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가 지난 3월 MRO 작업을 마치고 거제조선소를 나서고 있다. 아래는 정비 전 모습. (사진=한화오션)
이후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의 2단계 투자는 2028년까지 진행된다. 기존 특수선 제1공장을 새롭게 만들어 3000톤급 잠수함 실내 탑재장과 잠수함의 압력 선체 제작이 가능한 작업장 등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어 수상함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2028년부터 2030년까지 진행되는 3단계 투자에서 기존 특수선 제1공장 자리에 실내 탑재장을 신축하고 선대를 확장하는 한편 안벽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투자가 마무리 되면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는 잠수함 5척과 수상함 3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다. 또 잠수함 4척과 수상함 7척이 동시 계류할 수 있는 안벽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화오션의 실적 목표는 2035년 연간 전체 매출 25조원 이상이다. 지난 해 한화오션 연간 매출 약 10조원 중 △상선 8조원 △해양 1조원 △특수선 1조원을 기록했는데, 2035년 특수선 매출 목표는 5조원 규모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 특수선 제4공장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대규모 투자를 통한 초격차 방산 솔루션을 확보해 다양한 글로벌 안보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해상 방위 역량 강화에 기여하는 해양 방산시장 강자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