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4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시작부터 거세게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갑질 장관'이라며 강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을 집중 추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엄호하며 맞섰다.

강 후보자는 "저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 논란 속에서 상처를 받았을 보좌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리는 바"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3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시작되자마자 '갑질왕 강선우 OUT' 피켓을 두고 여야 간 거친 설전이 벌어졌다. 강 후보자가 청문회장에 입장하자 일부 야당 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아셔야죠"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개의 후 불과 13분 만에 정회됐고, 속개된 뒤에도 피켓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며 후보자 선서까지 약 40분, 주질의는 1시간 20분 넘게 지난 뒤에야 시작됐다. "내란 정당 꼭 이렇게 해야 하나" "또 발목잡기 하는 건가" "갑질 장관, 갑질 위원들" 등 감정적 언사가 오갔고, 상대 당에 이의 제기와 공식 사과 요구까지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갑질왕 강선우 OUT'이라는 문구를 노트북에 부착한 채 청문회에 임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인사청문회에 피켓 붙이고 하는 데가 어딨나"고 항의했고 위원장과 야당은 "야당 시절 민주당도 피켓 시위했다"고 맞받았다.

여가위 민주당 간사 김한규 의원은 "국회법상 허용되지 않은 피켓을 붙여서 회의 진행이 방해되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며 "위원장이 아무런 제지도 않고 이렇게 회의 진행을 하는 것은 상당히 편파적인 진행"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나아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당직자를 폭행한 분 아닌가. 말로 한 게 아니라 물리적으로 폭행을 한 분"이라며 역공을 폈다.

그는 "이런 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 제기도 못 하고 비대위원장으로 뽑아 놓은 정당이 남의 당에 대해 후보자에 대해서는 이야기도 들어 보지 않고 피켓을 붙여 놓고 청문회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가위 국민의힘 간사 조은희 의원은 "갑질 장관후보자는 사퇴하라"며 "이렇게 자료제출을 겁내는 후보는 장관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또 "강 후보자는 여왕인가. 민주당 의원들이 다 그렇게 여왕님 모시듯 피켓을 안 떼면 청문회 못 하겠다고 하나"며 "강 후보자 본인이 국회 보건복지위원 시절에 복지부 장관 청문회 때 피켓 붙여 놓고 청문회를 한 당사자"라고 되받았다.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비도 문제 삼았다. 서범수 의원은 국민의힘 위원들이 요구한 자료 230건 중 미제출 자료가 96건이고 특히 권익위원회 감사원 인권위원회 자료는 통째로 안 보내왔다고 했다. 그는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정보 제공을 동의하지 않아서 간혹 못 받은 경우는 있어도 인사청문회를 받는 당사자 본인이 미동의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 김행 김현숙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각각 28.5건 김현숙 38.2건을 제출한 반면, 강 후보자는 87.1건 제출했다"며 "공동으로 요구한 자료는 거의 제출됐다고 하는 통계다. '너 딱 걸렸어' '내가 너 가만히 안 둘거야' '꼭 사퇴시킬거야' '왜 이것 안 내나' 이렇게 하면 되겠나"고 반박했다.

강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강 후보자를 '전형적인 강약약강'이라고 비난했다. 서 의원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심기경호의 일원으로서 보은 인사 또는 측근 인사의 전형"이라며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즉 권력에 복종하고 약자를 착취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또 "강 후보자가 갑질의 대명사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제보 보좌관 2명에 대해 고발 조치를 하겠다고 입틀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강 후보자는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한 적 없고, 하겠다고 예고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어느 한 사람의 일생 삶을 한 두 가지 잣대로 재단할 수 있나"고 엄호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도 "아이가 아프다고 들었다. (발달 장애인 자녀를 둔 만큼) 더더욱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분야를 더 열심히 잘 살펴서 차별받지 않는 특히 여성이 차별받지 않는 제도를 저희들에게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추진하고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