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7.1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4인 거취 결단과 계파 활동 금지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자, 당내에서는 "분란만 키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온 것 아니냐"는 등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윤 위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송 위원장과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을 실명으로 지목해 "과거와 단절을 거부하고 있다"며 거취 결단을 촉구했다. 또 당 소속 국회의원 107명 전원이 계파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요구는 혁신위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한 상황에서 일부 의원들이 사과가 필요 없다고 말하는 등 반발이 이어지자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반응은 싸늘했다. 구주류와 친한(한동훈)계는 모두 윤 위원장의 발언이 도를 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중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무슨 거취를 밝히라는 것이냐.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이냐"며 "좀 과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다선 의원도 "그렇게 해서는 분란만 커질 뿐"이라며 "애초에 혁신위원장 선임 자체가 잘못됐다. 이미 끝난 일을 끄집어내 남 탓하고 동료를 갈라치는 식의 행태는 더 이상 말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대체 누구를 혁신하겠다는 것이냐"며 "결국은 자신들이 주목받으려는 '자기 정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원내 관계자는 "송 원내대표가 사과와 관련해 중지를 모으는 상황에서 이게 원내대표에게 할 짓이냐"며 "당내에는 절차라는 것이 있다. 의원들이 다같이 마음을 다잡고 단합해야 하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혁신을 빙자해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일갈했다.
한 친한계 의원도 "윤 위원장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발언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목한 4명의 범주도 애매한데, 본인이 무슨 권한으로 이를 규정하려 드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불분명한 기준으로 사람을 지목하는 건 또 다른 분란만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송 비대위원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당의 역량 강화를 위한, 혁신을 위한 충정으로 모든 일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어 "혁신위 내에서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혁신위가 혁신 방안을 의결하면 비대위에 보고되고 비대위에서 최종 혁신 방안이 확정된다"며 "지금까지 혁신위가 발표한 방안에 대해 당의 총의를 모아 의견수렴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