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2025.7.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여야는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은경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 배우자의 주식 거래 의혹과 농지법 위반 의혹 등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방역 책임자였던 정 후보자 배우자가 '코로나 수혜주'에 투자해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이들은 이날 청문회에 '코로나 영웅, 의혹 앞에 당당해라'는 팻말을 노트북에 부착한 채 참석했다.
복지위 국민의힘 간사 김미애 의원은 "국민들이 가장 충격받아야 할 게 마스크 필터 제조 업체 에프티이앤이(현 라임)"라며"주식 거래 내역을 보니 신의 손"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가격이 떨어질 때 샀다가 공교롭게 주식 거래 가액이 오를 때만 딱 팔고, 또 떨어지면 집중적으로 매수했다가, 또 왕창 오르면 왕창 팔았다. 그러고 나서 상장 폐지됐다"며내부 정보 활용 가능성을 주장했다.
같은 당 서명옥 의원은 "어떻게 전 국민의 방역을 총괄하는 질병청장의 배우자가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마스크 회사의 주식을 갖고 이렇게 거액의 이익을 봤는지 용인할 수가 없다"고질타했다.
농지법 위반 의혹도 제기됐다. 서 의원은"농사를 지은 건 지인 A 씨이고 후보자는 가서 돕는 형태에 불과했다"며 "실경작 하지 않으면 실정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정 후보자는 "남편이 80년대 후반기에 봉평에서 공중보건 의사를 하면서 알게 된 지인하고 그 가족과 30년간 농사를 같이 지었다"고 반박했다.
안상훈 의원은 코로나19·메르스·조류인플루엔자(AI)·아프리카돼지열병(ASF) 수혜주관련 테마주에 대한 이해충돌 의혹을 제기하며 자진 사퇴 의향을 물었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를 두고 '주식의 귀재시고 농사의 귀재'라고도 표현했다.
또 정 후보자가 질병청장이던 시절, 서울대 의대 84학번 동기이자 학생 운동을 같이한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의 병원이 대폭 흑자로 전환한 것과 배우자의 취업이 이 이사장과의 이해관계가 아닌지에 대해 추궁했다. 명지병원이 2021년 76억 원 적자에서 2022년 19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개별 병원의 재정 상황을 확인할 수 없다"며 "명지병원 관련된 것은 업무적으로 관계가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수입·배우자의 취업과 관련해서는 전혀 이해관계가 충돌된 부분이 없다고 명백하게 말씀드린다"고 일축했다.
질의 도중 "웃기고 있네", "사과하라"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공방이 격화되자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양측 모두 자료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며 청문회 시작 41분 만인 오전 10시 44분부터 약 1시간 정회를 선언했고 11시 49분 속개했다.
고성·정회…野 "이해충돌" 與 "신상털기"
더불어민주당은 "가짜뉴스"이자 "과도한 신상털기"라고 맞섰다.
복지위 민주당 간사 이수진 의원은"국민의힘은 가족을 볼모로 여론 호도에만 몰두하고 명백히 국정의 발목을 잡겠다는 의도로 해석되는 행동들을 하고 있다"며 "누가 내란정당 아니랄까 봐 민생 발목 잡기만 매달리고 있다. 국민께서 왜 해산하라고 하는지 잘 새겨들으셔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또 '웃기고 있네' 발언을 사과하라는 김미애 의원의 요구에 "정 후보에게 먼저 사과하는 게 순서"라며 "의사진행발언을 빙자해 사실에도 부합하지 않는 말을 계속 유포하면서 후보자를 모욕했다. 제가 검토한 자료에 따르면 전부 사실이 아니다. 전부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서미화 의원은 "청문회가 과도한 신상털기로 본질이 흐려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 진행해달라"고 위원장에게 요청했다.
김남희 의원은 "자료를 보면 마스크와 관련된 주식은 전부 코로나19 훨씬 전에 다 매도됐다는 게 나와 있다"며 "주식을 사고 판 내역은 1년에 5~6건밖에 없는데, 마치 무슨 전문 투기꾼인 것처럼 호도하는 발언을 하신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