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당대회 시계는 돌지만…당 안팎 내홍에 '그들만의 리그' 우려

정치

뉴스1,

2025년 7월 19일, 오후 01:58

(공동취재) 2022.7.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국민의힘이 다음 달 22일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하며 당권 레이스에 본격 돌입했다.당권 주자들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지만 당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 3대 특검 수사와 혁신위 내홍이 수습되지 않은 상황에서 치러지는 전당대회가 자칫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충북 청주 오스코 컨벤션센터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전날 결정했다. 당원 투표 80%, 국민 여론조사 20%를 반영하는 기존 선출 규정을유지할 전망이다.

현재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는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조경태(6선), 안철수(4선) 의원, 장동혁(재선) 의원, 양향자·장성민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히며 당권 주자들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당내에선 "결국 또 계파 대결"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를 두고 '대선 경선 리턴매치'라는 분석이 따라붙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던 전한길 씨도 출마를 시사하면서, 혁신은커녕 오히려 극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당대회 시계가 돌아가는 와중에도 당 내부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특검 수사의 파장이 당 전체를 짓누르고 있다. 윤상현·임종득 의원에 이어 권성동·이철규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진행되며, 의원들의 관심은온통 '3대 특검'에 쏠려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지도부 인사가 이미 비공개로 특검 소환 조사를 받았다는 말까지 나도는 가운데, 최우선 수사 대상 8명의 실명이 담긴 명단이 확산되며긴장감은 극도로 높아진 상황이다.

특검 공포…정치보다 수사, 계파 갈등 ‘임계점’
한 다선 의원은 통화에서 "많은 의원들이 위축돼 있고 불안해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특검은 단호하고 신속하게 진행해서 빨리 끝내는 게 국가를 정상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장파 의원은 "당이 털어낼 건 털어내고, 인정할 건 빨리 인정해야 한다"며 "이 특검은 우리가 자초한 일이다. 국민 대다수는 이 문제를 정리하라고 보고 있다. 실체는 반드시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파 갈등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 구주류 인사들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을 향해 "당이 이 지경이 된 건 결국 찬탄파(탄핵 찬성파) 책임"이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발 내홍까지…'특검 와중에 전대니 의총이니 무슨 의미냐"
여기에 윤희숙 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원회가 중진 4명의 용퇴를 요구하는 고강도 쇄신안을 내놓으면서내홍은 한층 격화됐다.

구주류는 이를 '내부 총질' '자해 행위'라고 반발했고, 지도부는 윤 위원장을 불러 우려를 전달했다. 윤 위원장은 이를 '다구리(몰매)'로 표현하며 맞섰지만, 결국 용퇴론은 '개인 의견'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갈등은 일단 봉합됐고 21일 의원총회에서 혁신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사실상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의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한 초선 의원은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전당대회니 의총이니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나"고 토로했다.

한 재선 의원은 "내 손이 깨끗해야 남을 비판할 수 있다. 지금은 국민들이 우리를 주목하지도 않고, 전당대회에도 관심이 없다. 이대로 가면 퇴행"이라고 지적했다.

전당대회를 아예 연말로 미루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똘똘 뭉쳐 수사 걱정만 하는 사람들과 뭘 할 수 있겠나"라며 "정리할 사람 다 정리하고,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까지 받아낸 뒤 12월쯤 다시 시작하자는게 현실적"이라고 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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