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통령실이 두 차례 브리핑한 이유는

정치

이데일리,

2025년 9월 15일, 오후 06:56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를 한 가운데 대통령실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가 해명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장 기자들은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라고 들었다고 주장했고, 강유정 대변인은 “대법원장 사퇴 요구 자체에 대한 입장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발단은 15일 오전 8시 50분에 있었던 강유정 대변인의 오전 브리핑이었다. 강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의 사퇴 촉구 발언과 관련한 질의를 받았다.

강 대변인은 “특별한 입장은 없다”면서도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개연성과 이유를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점에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의 발언은 조 대법원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이 일정 부분 동의한다는 취지로 보도됐다. 대통령실은 30분 뒤 “선출 권력의 입장을 임명 권력이 돌봐야 한다는 의미에서 원칙적 공감을 언급한 것이며, 대법원장 사퇴 요구 자체에 대한 입장은 아니다”고 공지를 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오전 10시 10분 2차 브리핑에 나섰다. 강 대변인은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실은 입장이 없다’고 답한 것이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사퇴 요구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의미는 오독이며 오보”라면서 “이 사안에 대해 대통령실이 공감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강 대변인은 “다시 한 번 읽어 드리면, ‘아직 저희가 특별한 입장 있는 것은 아니지만’이라고 입장 정리했다”면서 “그리고 시대적 요구가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왜 이런 요구가 있는지를 한 번 돌아볼 임명된 권력으로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후 일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렀다. 대통령실이 브리핑 속기록에서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라는 표현을 누락했다. 이에 기자단이 항의했고 대통령실은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강 대변인의 발언을 포함시켜 속기록을 수정했다.

한편, 추미애 위원장 역시 지난 15일 페이스북에서 “검찰 독재 시대에는 침묵하더니, 이제 와서 무슨 염치로 사법부 독립을 주장하느냐”고 비판한 바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2일 ‘법원의 날’ 기념사에서 “재판의 독립이 확고히 보장돼야 한다”며 여권의 사법개혁 추진 기조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강유정 대변인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