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극한 대립 속 양당 '원대 뺀' 민생경제협의체 출범 합의

정치

이데일리,

2025년 9월 16일, 오후 06:51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극심한 대립 끝에 당초 목표였던 16일 민생경제협의체 첫 회의를 열지 못했지만, 결국 출범에는 합의했다. 민주당이 요구한 대로 원내대표를 배제한 ‘2+2’ 형식에 국민의힘이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다. 여야는 우선 이견이 없는 공통 공약부터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허영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최근 협의체 출범을 두고 물밑 논의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전날 민주당 측이 “원내대표를 제외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노상원 수첩이 현실이 됐다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도중 송 원내대표가 “제발 그리 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논란이 일면서다.

송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민생이 우선이라며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원내대표가 본인 때문에 민생경제 논의가 막히면 안 된다고 했다”며 “자신을 배제하고 협상을 진행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에선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허영 정책수석, 국민의힘에선 김도읍 정책위의장과 김은혜 정책수석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이 사실상 확정됐다.

앞서 여야는 민생경제협의체를 합의했지만, 사법개혁·대법원장 거취 등 정국 현안을 두고 대치가 격화되면서 출범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방침까지 시사했고,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금 상황에서 협의체 가동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민생 논의가 정쟁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협의체는 극적으로 궤도에 오른 셈이다.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여야가 함께 추진해온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법) 등 공통 민생 법안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미 대선 때 여야가 약속한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논의할 법안을 마련했다”며 “회의만 열리면 추석 전 가시적 성과를 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노란봉투법·상법 개정안 이후 불거진 기업 배임죄 완화 문제,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자동차 산업 지원책으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 중이다. 김은혜 정책수석은 반도체·이차전지·미래차 등 전략산업 생산세액공제와 자동차 개별소비세 감면을 골자로 한 한국형 IRA 법안을 이미 발의한 바 있다.

또한 국민의힘은 민생경제협의체 우선 안건으로 노동조합 불공정 채용 관행 근절 법안을 추진하려 했으나 여야 이견이 없는 공통공약부터 논의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이미 우리 당이 관련 법안을 제출했고, 이 대통령께서도 적극적으로 말씀하셨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화답할 줄 알았으나 반응이 없는 상황”이라며 “공통 공약 위주로 해야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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