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대통령실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는 최영권 한국애널리스트협회 회장을 비롯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등 임원급 16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용범 정책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자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식사 전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것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후보 시절 정권 교체만 해도 주가지수 3000은 넘길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돼 다행스럽다”면서 “증권시장 정상화가 국정 운영 속에서 더욱 중요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속적인 코스피 상승을 위해서는 금융시장 안정이 최대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예측 가능한 합리적 시장환경 △합리적 의사결정 △뚜렷한 정책 비전 △안보 안정 △생산적 금융 전환을 제시했다. 그는 “경제는 합리성이 생명이며, 예측 가능해야 안정된다”며 “불공정 경영, 비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배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법 개정의 당위성을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상법 개정이 기업 지배 구조 개선과 자본 시장 내 불합리한 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합리적 경제·산업 정책을 제시해 예측 가능한 시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증시에 있어 마이너스 요소로 꼽히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도 냈다. 그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시장에 도움이 된다”면서 대북 유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에 편중된 한국 자산 시장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주식 등 자본시장이 우리 국민의 건전한 투자처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미흡하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이 국민의 자산 형성 수단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며 “리서치센터장들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투자 기회를 제공하면 국부 증대와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면서 먹고살 만한 세상,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 센터장들, 코스피5000 열 방안 제시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 후 진행된 오찬에서는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기 위한 각자의 의견도 교환했다. 이 중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나 최고세율 25% 인하, 펀드 장기 투자 시 세액 공제 추가 등의 건의가 있었다. 일부 센터장은 자사주 소각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도 소각·매각을 포함한 자사주 처분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오찬 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증권사 센터장들은 이 대통령에 규제 완화와 배당 확대, 벤처 육성 등의 방안을 가감 없이 얘기했다”며 “이 대통령은 각 방안이 가져올 효과와 선진국 사례 등을 짚으며 가능한 제안을 따로 검토해달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면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면서 참석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1.4% 오른 3461.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사상 역대 최고치다.
시장 상승의 견인차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다. 연준은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와 함께 연내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이에 시장은 반응했고,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8만500원까지 오르며 11개월 만에 8만원 선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