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러트닉 숙제' 안고 귀국…대통령실 관세협상 대응 골몰

정치

뉴스1,

2025년 10월 19일, 오전 06:00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미국과의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16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16/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APEC 정상회의가 열흘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세 협상이 긴박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외부일정을 최소화하며 물밑 협상을 진두지휘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극대화 방안 모색에 골몰 중이다.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지난 16일 관세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김 실장은 귀국 직후 이 대통령에게 유선 등을 통해 협상의 구체적 내용을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현지 협상 상황을 계속 보고받아 오셨고 적절한 지시도 내리고 계신 것으로 안다"며 "협상 내용에 대해 계속 긴밀히 소통하고 계시다"라고 전했다.

김 실장은 방미 기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협상의 키를 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설득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상무부 청사에서 러트닉 장관과 2시간 넘게 회동하며 양측 입장 조율에 나섰다.

한미 양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펀드 구성방식을 두고 진통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측은 전액 선불 현금을 요구해 왔지만, 우리 측은 외환시장 안정성을 내세워 이를 방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금 직접투자 액수는 최대 5%, 나머지는 대출 및 보증 등으로 충당한다는 우리 정부와 미국 측이 한 발씩 양보한 수정안과 재수정안으로 맞서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부분적 통화스와프 또는 원화 기반 우회 통화스와프, 분산투자 방식 등 다양한 대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측의 현금 투자 비중 확대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되, 투자 기간을 중장기로 확대하는 안이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통화스와프는 무제한이든 유제한이든 진전이 없다"고 했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역시 "통화스와프는 협상의 본류가 아니다"라고 했다.

일각에선 미국 측의 현안으로 떠오른 대두 수입 여부가 관세 협상의 윤활유 역할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쌀 시장 개방 등 주요 농산물 개방은 틀어막되, 중국 측 제재로 대두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미국 측을 일부 배려함으로써 관세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 실장은 지난 17일 "농산물 관련해서 그 (1차 관세협상 타결) 이후에 새롭게 협상된 것은 듣지 못했다"면서도 "유일하게 들은 건 대두 정도이다"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김 정책실장이 러트닉 장관과 면담에서 확인한 양측 입장을 정리·공유하며 추가 협상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유럽 방산 특사로 이날 출국하는 강훈식 비서실장이 자리를 비우고, 김 정책실장이 늦은 오후 귀국하는 만큼 이날 오후 정례 주간회의는 위성락 실장 주재로 진행될 전망이다.

주간회의에서는 K-방산을 주제로 대통령실 주간 계획과 메시지를 다듬는 데 주력하고, 관세 협상 관련 내용은 월요일 대통령 주재 각종 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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