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 받은 트럼프, '윤석열 구출'은 소음"...씁쓸한 보수?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1월 01일, 오후 09:1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보수 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단을 최종적으로 매장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국빈 방문 선물인 천마총 금관 모형 앞을 함께 지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올해 4월 9일 당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난 모습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전한길뉴스)
조 대표는 1일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트럼프(미국 대통령)가 와서 윤석열(전 대통령)을 옥중에서 구출할 것이라든지, 중국이 부정선거 원흉이라든지, 계엄령이 계몽령이라든지 하는 소음에 귀 기울여 줄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회의는 온통 AI(인공지능)와 금관 판이었다”고 덧붙였다.

15년 만에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의 AI 인프라 구축 관련 대규모 협력 계획을 발표하는 등 APEC CEO 서밋의 주요 화두는 AI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선물로 받은 ‘천마총 금관 모형’이 미국의 ‘노킹스’(No Kings·왕은 없다)와 맞물려 화제가 됐다.

조 대표는 “한국의 극우는 어둡고 더러운 곳에서만 살 수 있는 역사의 바퀴벌레인 것”이라고 맹비난하며 “이들과 뒤엉켜 있는 국민의힘은 음모론 괴수와 ‘하나로 뭉쳐 싸우자’는 대표부터 좀 어떻게 하든지, 요사이 법정에 나타나 ‘김건희 여사’라 부르지 않는다고 호통치는 사람을 비판해보든지 하고 나서 이재명 정부를 공격해야 순서가 맞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법정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를 ‘김건희’라고 호칭한 특검팀에 반발한 바 있다.

조 대표는 “인종적 선동과 음모론과 손잡은 국민의힘이 극우컬트당이라고 하면 한국엔 극우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세계에서 가장 공정한 선거 관리를 세계에서 가장 악질적 부정선거라고 주장, 선거에 불복하는데 그치지 않고 ‘stop the steal’을 외치며 조국을 부정선거국가로 몰아 세계로 고발하는 세력, 특히 젊은 영혼을 파괴하는 세력엔 극우도 아까운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이날 김종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의 SNS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난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 경주 APEC 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선방했다는 건 인정하는 게 맞겠다”며 “특히 핵추진 잠수함 관련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언급한 걸 높이 평가한다. 종북, 친중 이미지를 가진 정당으로서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APEC을 통해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을 발동한다는 게 얼마나 무모하고 미친 짓이었는지 여실히 확인됐다. 그러니 그게 계몽령이고 겁만 주고 해제하려 했다는 말 같지 않은 주장은 제발 그만두시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또 “전한길을 비롯한 극우들은 트럼프에게 윤석열을 면회해달라고 읍소했지만 금관 선물 받은 트럼프는 이재명이 훌륭하다며 극찬하고 돌아가 버렸다. 그게 국제 정치의 현실”이라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APEC은 끝나지만 우리가 넘어야 할 산들은 여전히 높고 험하다”며 “만일 보수 정치가 윤 전 대통령이 펼쳐놓은 비상계엄과 탄핵의 주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허우적댄다면 앞으로 영영 대한민국 정치를 주도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이 보수가 원하는 것인가. 이젠 제발 윤 전 대통령 부부로부터 벗어나 제대로 된 보수의 길을 개척해가자. 그럴 때가 되지 않았나?”라면서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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