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군 중장 인사…비상계엄 문책성 역대급 물갈이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1월 09일, 오후 06:56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방부가 이번 주 중 중장(3성)급 인사를 단행하고, 이달 내 준장과 소장까지 장성 인사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과 연관 있는 장성들을 배제하는 문책성 쇄신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KBS ‘일요 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군 장성 인사를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며 “아픔이 있더라도 오염되거나 문제 있는 사람들은 다 도려내고 새 진지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만간 단행될 인사는 안 장관 지시로 작성한 12·3 비상계엄 군 가담자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9월 1일 군 서열 1위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됐던 합참의장과 3군 참모총장,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등 총 7명의 대장급 인사를 전원 교체한 바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군을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대장 인사로 뚜렷하게 드러낸 것이다. 이후 2개월여 만인 이달 중장 이하 군 수뇌부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물갈이에 착수하게 됐다.

안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주 중장급 인사를 마무리하고 한 달 내 준장·소장 등 인사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비상계엄 조사 결과를 검토하는 과정으로 인사 시기가 다소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에서 중장 30여 명 보직 중 최소 20명 가량이 바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합참 요직인 작전본부장, 전방 대비태세를 책임지는 육군 1·5군단장, 공군과 해군 전력의 핵심인 공군작전사령관·해군작전사령관 등도 교체 대상으로 전해졌다.

중장급 인사에 이어 준장·소장급 인사가 진행되면 점차 군 지휘체계도 정상화될 전망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각 군 중장 보직은 33개지만 방첩사령관 등 계엄 연루로 보직 해임된 자리를 비롯해 대장 진급으로 공석이 된 5군단장 등 12개 자리(36%)가 비어 있다. 특히 수도방위사령관과 방첩사령관 등은 반년 넘게 지휘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계엄 직전 장성 인사의 진급 및 보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올해 대대적인 인사의 원인이다. 계엄 직전인 지난해 11월 장성 인사는 소장 대상 중장 진급이 단 한 명도 이뤄지지 않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인사가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3년 단행한 군내 사조직 ‘하나회’ 소속 장성 숙청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장성 물갈이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다만 안 장관은 “규모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정도까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진영승 합참의장이 지난 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2025년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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