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미술 윤형근에 현대미술 김창열까지…尹 '관저 전시' 의혹

정치

뉴스1,

2025년 11월 14일, 오후 10:37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News1 윤일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국립현대미술관에 보관된 유명 작품을 100점 가까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전시하겠다며 무상으로 대여해간 사실이 드러났다.

윤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의 국가 유산 사적 유용 논란이 잇따라 불거진 가운데, 국립현대미술관 작품들도 한남동 관저로 들어갔던 조선 왕실 공예품처럼 관저에서 전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4일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미술은행·정부미술은행 대여 목록, 대통령비서실이 국립현대미술관에 보낸 공문 등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윤 전 대통령 당시 대통령비서실은 2022~2025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작품 95점을 무상 대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보유 작품은 크게 두 가지로, 미술은행과 정부미술은행으로 분류된다.

미술은행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직접 구매한 작품으로 기본적으로 유상 대여가 원칙이다. 정부미술은행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장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이 위탁관리하고 있으며, 주로 정부 부처 또는 기관에 무상 대여한다.

대통령비서실은 이 두 곳의 보유 작품을 모두 '환경조성' 목적으로 무상 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故) 김창열 화백의 회고전 'Kim Tschang-yeul'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대여 목록엔 한국 추상 미술의 거장 고(故) 윤형근 화백의 '무제',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물방울 화가' 고 김창열 화백의 '회귀' 등 경매시장에서 수억 원대에 거래되는 작품들이 포함돼 있었다.

대여 기간은 2개월에서 2년 이상까지 다양했다. 95점 중 65점은 대여를 연장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국립현대미술관에 보낸 공문엔 '전시를 위해 대여를 요청한다', 설치 장소는 '용산 대통령비서실'이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전시 사실이 공식 확인된 그림은 국무회의실에 걸린 고영훈 화백 그림 3점 등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혁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그간 행적을 보면 궁궐 물품, 전승 공예품에 욕심을 내고 국보급 문화유산도 사유화하려 했다"며 "일반 국민은 접하기 어려운 유명 미술작품을 수시로 교체하며 소유물처럼 사용하지 않았는지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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