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팩트시트 타결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1.1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5일 한미 안보·통상 팩트시트를 두고 각각 "국익시트", "백지시트"라며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 참석해 팩트시트를 직접 발표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시 안전장치가 마련됐고, 반도체·자동차 분야 관세도 경쟁국에 불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핵 연료 추진 잠수함(핵잠)과 우라늄 농축 등 재처리 권한 확대 지지의사를 받아낸 것도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번 협상에서 우리가 무엇을 얻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며 "반드시 국회 비준 절차를 통해 투명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연간 200억 달러씩을 조달할 능력이 있는지, 외환보유액을 훼손하지 않고 조달할 방안은 무엇인지, 투자 손실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며 "온라인 플랫폼 규제, 구글 정밀지도 반출 등 디지털 주권과 직결된 사안까지 미국의 요구를 반영해 슬그머니 끼워 넣었다"고 했다.
이어 핵잠수함 건조, 반도체 관세,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 등을 언급하며 "국민에게 돌아올 부담은 명확한데 정부가 얻어온 실익은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며 "매년 수십조 원 규모의 막대한 재정 부담이 걸린 협상"이라고 꼬집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헌법은 이런 협정에 대해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검증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국회 비준을 생략한 채 협정을 기정사실로 하려 한다면 그 순간부터 국익은 사라지고 갈등과 분열만 남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헌법이 명시한 절차를 무시하고 '패싱'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며 "국회 비준 없는 협상 결과는 무효"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당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팩트시트를 까보니 백지시트 굴종세트였다"라며 "굴종세트를 들여다보니 구체적인 내용은 하나 없는 화려한 말 잔치와 감성팔이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개를 꺼렸던 이유, 국민 기만한 채 하락세 지지율 끌어올릴 목적이었냐"라며 "이재명정권, 또다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지구 공공도서관 건설 현장을 방문해 현장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5.11.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민주당은 "기다리던 진짜 성과 앞에서 왜 억지로 눈을 감느냐"고 반문하며 역공을 폈다.
김현정 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에 박수를 바라진 않았지만 민심을 애써 외면하며 자기 위안에 머무는 모습이 안타까울 지경이다"라며 "(거듭 강조하지만) 팩트시트는 국익시트 그 자체다"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팩트시트는 상호관세 15%라는 큰 틀을 문서로 분명히 했고 반도체 분야에서 '불리하지 않게' 대우한다는 원칙을 확인했으며 민감한 농산물 추가 개방은 제외됐다"며 "심지어 국민의힘이 공약했던 핵추진잠수함 건조 논의까지 문서에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백지시트'니 '굴욕 협상'이니 하며 근거 없는 사실 왜곡을 하고 있는데 이는 보수의 상징인 한미 동맹마저 스스로 훼손하려는 무책임한 정치공세"라며 "아무리 성과를 설명해도 야당 눈에는 백지로 보이고 우이독경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팩트시트는 결코 '백지'가 아니라 한미 협력의 지평을 새로 연 '국익시트'"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정쟁이 아니라 국익을 휘한 초당적 협력이다"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도 국민의힘에 "민심과 너무 멀리 떨어지지 마시라, 멀리 갈수록 돌아오기 힘들다"라며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는 성공적인 후속 협의를 위해 힘을 보태는 것"이라고 거듭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ick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