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이구나, 기절초풍"…대통령실 3실장의 한미 관세협상 소회

정치

뉴스1,

2025년 11월 15일, 오후 03:50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팩트시트 타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범 정책실장, 이 대통령,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강훈식·위성락·김용범 대통령실 3실장이 한미 관세·안보 협상 막전막후와 소회를 밝혀 눈길을 끈다. 미국의 강압적 요구를 '을사늑약'에 빗대면서 23차례 걸친 장관급 회담 줄다리기 상황을 전했다.

15일 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강 비서실장과 김 정책실장, 위 국가안보실장은 전날(14일) 공개된 '케미 폭발 대통령실 3실장' 제목의 영상에서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 전후 상황을 설명했다.

김 정책실장은 지난 8월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 합의 후 미국 측이 보내온 협상안을 두고 "올해가 을사년(乙巳年)이구나"라며 "기절초풍이라고 해야 할지, 진짜 말도 안 되는 안이었다"고 회고했다.

일제강점기 일본과 체결한 '을사늑약'이 을사년인 1905년이었던 점을 거론하며 미측의 요구사항이 지나치게 불평등한 안이었다는 점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완전 최악이었다"며 "미국 측도 (트럼프) 대통령이 (APEC 계기 한국에) 오는데 우리와 입장이 안 좁혀지니 엄청 화를 냈고,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도 전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감내가 가능한 안을 위해 끝까지 사투했고, 강경하게 마지막까지 대치했다"며 "더는 양보가 안 된다는 우리의 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강 비서실장은 "23차례나 장관급 회담이 있었다”며 “정책·안보실장은 주로 진척이 있는 것에 대해 설득을 하는 편이었고, 제가 제일 완강한 입장에 서 있었다. 더 완강한 건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위 안보실장은 "주요 플레이어들이 마지막 순간에 입장을 재고하고 상대를 배려해 서로가 물러섰다. 결과적으로 잘 됐다"며 "첫째로 대통령이 대처를 잘했고, 참모들도 지혜를 모아 대처 방안을 잘 궁리했다"고 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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