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한반도 문제, 美 승인 기다리는 관료적 사고로 해결 못해"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1월 25일, 오후 02:24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미국의 승인과 결재를 기다리는 관료적 사고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게 한반도 문제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25일 정 장관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한반도 평화경제 미래비전 국제세미나’에서 김대중 정부 시절 1998년 11월 18일 금강산 관광이 처음 시작되던 날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있었고,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다녀간 이후로 출항 날짜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라면서도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바로 출항할 것을 지시했다”라고 전했다.

정 장관은 “클린턴 대통령이 일본을 뜨기 전 ‘38선’을 넘으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면서 “이것이 우리의 ‘자기 중심성’, ‘자기 결정권’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북한의 금창리 지하 핵시설 건설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 일각에서 한국의 금강산 관광 일정을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클린턴 대통령의 방한 전 금강산 관광을 시작하면 자칫 미국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여론이 나왔다. 정 장관의 이날 발언은 우리 정부의 ‘결심’으로 금강산 관광이 성공을 거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 장관의 발언은 한국이 ‘미국과 협의 없이’ 남북 간 사안을 결정해도 된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특히 이번 발언은 이날 오후 정 장관이 케빈 김 주한 미국대사대리 접견을 앞두고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한미 연합훈련 조정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한편 정 장관은 이날 “2018년 12월 체육회담을 끝으로 현재 7년간 개미 한 마리도 오가지 못하는 완전한 단절 시대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2026년에는 한반도 평화공존, 화해 협력의 신원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경제 미래비전 국제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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