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빈집 관리체계 구축…빈집정비특별법, 농해수위 소위 의결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1월 25일, 오후 06:53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정부·여당이 연내 처리 과제로 지목했던 빈집정비특별법, 농수산물가격안정법, 농지법이 잇따라 상임위 법안소위를 통과하며 입법 절차의 8부 능선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빈집정비특별법은 농어촌 지역의 최우선 현안으로 꼽혀온 빈집 문제에 대해 종합적·체계적 대응 체계를 처음으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는 빈집정비특별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법안은 빈집 문제 해결을 국가의 책무로 규정하고, 지자체가 5년 단위 정비계획 수립과 정기적 실태조사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등 정책 추진의 기초 틀을 새롭게 마련했다. 아울러 빈집 정비에 필요한 정보를 통합 관리할 정보시스템 구축·운영 근거도 포함했다.

특히 시장·군수·구청장은 필요할 경우 빈집을 매입해 공익적 목적이나 농어업 분야 내·외국인 근로자 주거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위험 빈집에 대해서는 철거·개축·수리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빈집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조세·부담금 감면 등 재정지원 조항도 마련됐다.

전남 해남군에 위치한 빈집 재생(사진=뉴시스)
실제로 2022년 전국 빈집 실태조사 결과 농어촌 빈집은 6만6000가구로 도시지역(4만2000가구)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통계청 주택 총조사에서도 농어촌 지역의 빈집 비율은 도시의 2배 이상으로 확인되는 등 빈집 문제는 지역 공동체 붕괴와 직결된 농촌 소멸의 구조적 신호로 지적돼 왔다.

농어촌 빈집 문제는 그간 ‘도시 빈집법’으로 불리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 특례법과 달리 체계적인 별도 법률이 없어 제도 공백이 크다는 비판이 지속돼 왔다. 이에 농촌 실정에 맞는 독립 법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국회와 정부 모두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 또한 인구감소·지방소멸에 따른 빈집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9월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가 참여하는 범정부 ‘빈집정비 TF’를 꾸려 대응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이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농어촌 빈집 정비에도 제도적·재정적 기반이 갖춰지며 사업 추진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 관련 예산도 올해 15억원에서 내년 136억원으로 대폭 증액됐다.

이날 농해수위 소위에서는 빈집정비특별법 외에도 농수산물가격안정법과 농지법 개정안도 함께 통과됐다. 당정은 앞서 △농지 위 화장실·주차장 등 농작업 편의시설 설치 근거를 마련하는 농지법 개정안과 △기존 도매시장 구조 개선과 가격안정 강화를 위해 도매법인 지정 취소 의무화 등을 담은 농수산물가격안정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법안들은 내달 1일 열리는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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