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국빈방문 일정을 끝으로 아프리카·중동 4개국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7박 10일간 방산·원전·AI·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실용외교를 '글로벌 사우스'로 확장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순방 기간 G2(미·중) 갈등 구도 속 자유무역 체제의 존속도 일관되게 강조했다. 아울러 한반도 주변 평화 정책에 대한 글로벌 지지를 확보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여 일정 부분 국제사회 공감대를 이끌어낸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로 꼽힌다.
튀르키예 국빈방문 일정 끝으로 귀국…'원전·방산' 밀착
튀르키예 국빈방문 일정을 모두 소화한 이 대통령은 이날 5시 5분쯤 앙카라 에센보아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랐다. 지난 17일 출국 후 아흐레 만인 26일 오전쯤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103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데 합의했다.
원전, 보훈, 도로 인프라 협력 등 3개 분야 MOU(양해각서) 체결 성과와 함께 △정무 △경제 및 산업 △방위 산업 △에너지, 환경 및 지속 가능한 성장 △문화 및 인적교류 △지역 및 국제정세 등 7개 분야를 포괄하는 협력 확대를 명시한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실용외교 중동·아프리카 '글로벌 사우스' 확장…순방 성과 구체화 과제
튀르키예에 앞서 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순차 방문하는 4개국 순방 일정에서 총 12건의 MOU를 체결했다.
첫 순방지인 UAE 측과는 200억 달러 상당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는 '한·UAE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와 향후 150억 달러 수주의 주춧돌을 놓은 방산 협력을 비롯해 △우주 △바이오헬스 △지식재산 △원전 등 7건의 MOU가 성사됐다.
올해 마지막 다자외교 무대인 남아공에선 △지속가능 성장 △기후변화·재난 대응 △AI 기술 협력에 관한 정상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한편, 다자·양자 회담을 통해 대한민국 외교 지평을 확장하는데 공을 들였다.
이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능 회복은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자유무역 체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도 천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선도해 온 투자 원활화 협정이 내년 WTO 각료회의에서 공식 협정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견 5개국 모임인 믹타(MIKTA) 회동과 독일·프랑스 정상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지지 의사를 확인했다. 한-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을 제안하고, 독일 측과는 한반도 상황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오고갔다.
아울러 2028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수임하면서 이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와 APEC 정상회의와 함께 3대 다자무대 의장직을 맡는 대한민국 첫 대통령으로도 기록될 전망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4개국 순방 성과를 향후 실체화하기 위한 후속 방안을 숙제로 안고 있다. 구속력 없는 MOU가 실제 수주·투자로 이어지기 위해선 상대국과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이다. 아울러 한-이집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