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통해서는 한국이 미래 성장 비전을 소개했다. 참여 국들에 다자주의 회복과 국제사회 번영에 기여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지난 17~19일 UAE 방문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UAE가 오픈AI와 추진 중인 30조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자원 분야에서는 석유 공급 위기 시 한국이 UAE 원유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원유 비축 사업 규모를 기존 40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방산 분야에서는 무기 공동 개발과 현지 생산을 토대로 제3국 공동 수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8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AI 협력 200억 달러, 방산 수출 150억 달러, K컬처 704억 달러 등 총 1000억 달러가 넘는 성과가 기대된다”며 “경제 동맹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이날 ‘한-UAE 100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하정우 대통령AI미래기획수석은 브리핑에서 “양국은 AI 대전환을 뒷받침하는 AI·에너지 인프라,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공급망, 로봇·피지컬 AI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와 ‘한-이집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CEPA는 FTA와 유사한 통상 협정의 하나로, 관세 인하를 넘어 양국 간 상품·서비스·지식재산권·인력 교류 등을 포괄하는 경제 협력 제도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CEPA 본격 추진을 위한 공동선언을 준비 중이며, 기술적 문제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CEPA가 체결되면 시장 개방이 넓어지고 무역이 촉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은 방산 협력에서도 K-9 자주포 공동 생산 경험을 기반으로 FA-50, 천검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협력 확대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K-방산이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압델 파타흐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역시 한국 방산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카이로대 연설에서도 ‘평화·번영·문화’ 3대 축의 중동 외교 구상인 ‘샤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는 안정과 조화, 혁신, 네트워크, 교육으로 구체화되며 중동·한반도 평화 협력, 방산·첨단 기술 협력, 인적 교류 확대 등을 담고 있다.
◇G20, 다자주의 확대 주도
남아공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통해서는 다자주의 강화, 개도국 지원,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 안정적 핵심 광물·공급망 구축 등을 강조했다.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외연을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확대하며 아프리카 협력 프레임워크 참여 의지를 밝혔다.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 회동을 주재하고, 민주주의·국제법 준수 등 공동 가치를 위한 역할 강화를 담은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한국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수임함에 따라 국격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 방문을 통해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MOU) 등 3건을 체결하며 경제적 성과를 이어갔다. 이번 양해각서는 튀르키예가 신규 추진 중인 원전 사업에 한국 기업이 초기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향후 사업 수주로 이어질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도로 분야 양해각서를 통해서도 중동·유라시아 등 제3국 도로 PPP 사업 공동 진출의 토대를 확보했다.
앞서 이집트에서는 약 4조원 가량 카이로 공항 확장 프로젝트 제안을 받기도 했다. 인도로부터는 조선업 협력과 관련해 구체적인 요청을 받았다.
다자외교에서도 성과를 냈다. 이 대통령은 G20 기간 중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동해 방산과 첨단 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의 회동도 이어졌다. 중일 관계가 경색 국면에 들어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이 ‘동아시아 중간자’ 역할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