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색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MBC 뉴스데스크 날씨정보 보도 화면이다. (사진=MBC 캡처)
재판부는 “선방위는 ‘선거방송’에 대해서만 심의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처분 대상 보도는 ‘날씨 코너에 파란색 1을 세웠다’거나 이에 국민의 힘이 피고에 민원을 제기하였다는 내용, 이 보도 경위에 관한 원고의 입장을 설명한 것 등으로, 선거방송 관련 내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선방위가 제재조치를 의결해 피고(MBC)에게 통보해 이 사건 처분이 이루어진 것으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2월 MBC 저녁 뉴스 일기예보에서 기상 캐스터가 “당일 미세먼지 농도가 1이었다”고 전한 장면이 논란이 됐다.
당시 캐스터는 숫자를 가리키거나 손가락으로 숫자 1을 만들어 보이며 “지금 제 옆에는 키보다 더 큰 1이 있다. 1, 오늘 서울은 1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MBC가 일기예보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시키는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을 사용했다며 “선을 넘은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파란색 1 대신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 2로 바꿔놓고 생각해달라. 미세먼지를 핑계로 1을 넣었다고 하던데, 2를 넣을 핑계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어제보다 2도 올랐다’ 이러면 넣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보도가 노골적인 민주당 편들기 선거운동 방송이라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했다.
같은 해 4월 22대 총선 선방심의위는 ‘언론노조 산하 구성원이 뉴스 제작에 영향을 미친다’ ‘MBC가 정치적 선정을 한 것이다’ 등을 이유로 해당 방송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적용 조항은 ‘공정성’ 위반이다.
심의의원들의 심의과정에 의견진술자로 나온 박범수 당시 MBC 취재센터장은 “통상적으로 날씨 보도에선 최저, 최고 등 극값이 큰 관심사”라며 “관행적인 표현이었고 수치도 발표된 자료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날씨 보도에 대해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프레임을 씌워서 누군가는 공격할 수 있겠으나, 민원이 들어왔다고 심의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심의에 올라온 것 자체가 언론탄압의 요소가 있다”고 했다.
그러자 백선기 선방위원장은 “센터장은 발언할 때 조심하라”며 “선방위는 특정 언론을 탄압하는 기구가 아니라 법적으로 공인된 심의 기구다. 공적인 자리에서 선방위 위상과 권위를 매도하는 말을 안 했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례는 지난 8월 미국 국무부가 공개한 ‘2024 국가별 인권보고서’에 언급되기도 했다. 보고서는 “언론사와 언론노조가 언론 및 표현의 자유 제한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며, 9명의 위원이 정치적으로 임명되는 방심위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