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부하고 개최한 특검 규탄대회에서 규탄사를 하고 있다. 2025.11.2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의 구속 여부에 따라 연말 정국이 크게 출렁일 전망이다.
영장이 기각될 경우 국민의힘은 한숨을 돌리고 '야당 탄압' 프레임을 앞세워 국면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구속되면 더불어민주당이 위헌정당 해산 공세에 더욱 속도를 내며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더욱 궁지에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총 투표수 180표 가운데 찬성 172표로 추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부결 4표, 기권 2표, 무효 2표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주도로 통과됐다.
추경호 "보수정당 맥 끊겠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
이에 따라 추 의원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야 한다.영장심사는 빠르면 다음 달 2일 이뤄져 계엄 1년인 3일 새벽 추 의원 구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선 신상 발언에서 "저에 대한 영장 청구는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 해산으로 몰아가 보수정당의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발언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계엄 옹호 발언" "뻔뻔해" "비겁해" "윤석열이랑 무슨 통화했어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며 아유를 보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추 의원에게 힘을 보탰다.추 의원이 본회의장을 떠날 때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도열해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추 의원 발언 직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해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송언석 원내대표는 "야당을 말살함으로써 일당독재를 꿈구고 있는 이 천인공노할 막무가내 행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장면도 연출됐다.로텐더홀을 지나던 민주당 의원에게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동료 팔았으면 조용히 지나가라" "꺼져라"라고 항의했고, 민주당 의원이 "전세 냈나, 왜 시비를 거느냐"고 맞받아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음은 니들이 탄핵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비상계엄 1년과 맞물리며 국힘 위기감 커져
국민의힘은 내달 3일 비상계엄 1년과 추 의원 구속 여부가 맞물리면서 깊은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계엄 당시 여당 원내대표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된다면 법리적으로도위헌정당해산 주장에 힘이 실리는 탓이다.
민주당은 수시로 정당 해산을 거론하고 있다.정청래 대표는 전날(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추 전 원내대표가 의도적으로 장소를 변경한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내란의 중요 임무에 종사한 내란 공범이고, 그런 지시에 따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모두 내란 공범"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한다면헌법재판소에서 이를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내년 지방선거까지 '위헌정당'이라는 정치 공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영장 기각되면 국힘 '내란 프레임' 벗고 역공 기회로
반면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영장이 기각될 경우 '내란 프레임'에서 벗어날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최대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만큼 중도층을 향한 외연 확장과 '야당 탄압'을 앞세운 대여 공세에도 힘이 실린다는 관측이다.
다만 대법관 증원, 법원행정처 폐지 등 사법개혁 드라이브를 이어가는 민주당이 영장 기각을 비판하며 사법부를 '내란세력'으로 규정 짓고 압박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커 연말 정국이 더욱 경색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angela020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