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후 대구 동구 국립신암선열공원을 찾아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등 독립유공자 위패를 모신 단충사에서 참배하고 있다. 2025.11.2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당내 소장파 의원을 중심으로 12·3 비상계엄 1주년 대국민 사과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계엄 사과가 더불어민주당의 '내란 정당' 공세에 오히려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이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28일 오후 대구 국립신암선열공원을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계엄 1주년 메시지를 두고 당내 이견이 분분하다'는 질의에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듣고, 당 대표로서 많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호 전 원내대표 구속 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여러 상황 변화가 올 것"이라며 "여러 상황들, 대여투쟁 일정 등 모든 것을 감안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장 대표가 계엄 1년이자 자신의 취임 100일인 다음 달 3일 내놓을 메시지 내용과 수위 등을 놓고 고심하는 배경에는 사과에 대한 효용성 때문이다.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사과 메시지가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어서다. 계엄에 대한 당의 법적 리스크가 해소된 상황에서 스스로 불필요한 잡음을 수면 위로 떠올릴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반면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민주당의 정당해산 압박이 예상되는 만큼, 사과를 하더라도 국민의힘을 향한 거센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내 초·재선 쇄신파 중심의 지도부 사과 요구는 남은 기간 장 대표의 결정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입법·행정·사법을 장악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장본인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라며 "이것이 지난 1년 전 계엄 사태가 보수에게 주는 본질적 의미다. 불법을 저지른 대통령을 결사옹위해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사과할 것은 사과하는 것이 정치의 도리"라며 "민심을 외면하면 당심도 사라진다. 보수 재건의 중차대한 순간에 억지 논리로 도망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재섭 의원도 YTN라디오에 출연해 "지도부의 입장을 들어봐도 실제 위기의식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계엄 1주년) 사과 문제는 냉정하게 봐야 한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비대위원들이 사과했다. 저항이 있었지만 하고 나니까 오히려 국민들께서 더 잘 바라봐 주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과 관련된 문제는 1년이 채 안 된 문제다. 사과라는 것은 하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의 기준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당내에는 '사과해야 한다'는 분들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s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