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정책 설계자 서동권 전 안기부장 별세…향년 93세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1월 29일, 오전 09:38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서동권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이 29일 새벽 서울 순천향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93세. 노태우 정부 시절 북방외교의 틀을 마련하고 첫 남북 고위급 회담의 물꼬를 튼 인물이다.

고인은 경북 영천 출신으로 경북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재학 중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해 1961년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대검 차장, 서울고검장 등을 거쳐 1985년 검찰총장을 역임했다. 1987년 변호사로 전업했으나 1989년 안기부장으로 기용되며 다시 공직에 복귀했다.

안기부장 재임기였던 1990년 고인은 남북 고위급 회담의 실무를 총괄하며 북방정책 추진에 집중했다. 당시 서울과 평양 간 첫 공식 회담이 이뤄졌고, 이는 남북 기본합의서 체결과 유엔 동시 가입으로 이어지는 기반이 됐다. 같은 해 그는 특사 자격으로 비밀 방북해 김일성 주석과 만났다. 이 자리는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성격이었으나 실제 회담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당시 정부가 독자적 핵무기 개발을 검토했다는 증언도 남아 있다. 서동권 전 부장의 측근과 전직 장관들의 회고록 등을 통해, 1990년 전후 안기부가 플루토늄 확보 및 핵무장 시나리오를 비공식 논의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정치 특보를 끝으로 1992년 공직에서 완전히 물러난 뒤엔 법률문화연구소를 이끌며 변호사 활동을 이어갔다. 모교 경북고 야구부 후원회장을 맡아 지역 야구 발전에 힘쓴 점도 유족들이 강조한 그의 삶의 한 부분이다. 저서로 ‘한국검찰사’가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유영세 씨와 2남4녀가 있으며 사위와 며느리들이 고인을 함께 기린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이며 29일 오전 11시부터 조문할 수 있다. 발인은 12월 1일 오전 9시20분. 장지는 경기도 광주 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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