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계엄 1년] 민주 회복·국정 정상화…'계엄의 강' 건너 국민통합 과제

정치

뉴스1,

2025년 11월 30일, 오전 06:02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2024년 12월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되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내달 3일로 꼭 1년이 된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전격 선포한 비상계엄은 국회의 발 빠른 해제 결의로 막을 내렸으나 그날의 충격은 한국 사회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새 정부 출범 후 국정 정상화의 길이 열린 것으로 평가되나 정치권의 대립은 더욱 첨예해졌고 사회적 균열은 깊어졌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회복과 사회적 치유는 현재진행형이다.

尹, 45년 만에 비상계엄 선포·탄핵…李대통령 시대 열려
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 27분.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 척결·자유 헌정질서 수호'를 이유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10·26 사건으로 서거한 직후 내려진 비상계엄 이후 45년 만의 일이었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권이 있는 국회에는 경찰과 군(軍) 병력이 속속 배치됐다. 국회 앞에는 군용차량이, 상공에는 군 헬기가 나타났다.

각 정당에는 긴급 소집령이 내려졌고 의원들은 국회로 모여들었다. 이때 경찰이 의원들의 국회 진입을 막으며 소란이 일기도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은 월담으로 국회에 들어갔다. 12월 4일 오전 1시 3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여야 할 것 없이 찬성표를 던졌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오전 4시 20분. 윤 대통령은 2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계엄 해제를 발표했다. 뒤이어 4시 27분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가 열려 비상계엄 해제안이 의결되면서 계엄 사태는 최종 종료됐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는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12월 7일 진행된 1차 탄핵소추안 표결에서는 의결 정족수(200명) 미달로 투표 불성립 처리가 됐다. 당시 민주당 등 야(野) 6당 소속 의원 192명이 참여한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단 3명(안철수·김상욱·김예지 의원)만 표결에 참여했다.

12월 14일 야 6당이 거듭 발의한 2차 탄핵소추안은 재적 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무효 8표, 기권 3표로 국회를 통과, 가까스로 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다.

2025년 4월 4일.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일치로 파면돼 헌정 사상 탄핵된 두 번째 대통령이 됐다. 이후 6월 3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를 통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국정 안정궤도 올랐지만 정치권 균열·사회적 대립 격화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37일 만인 7월 11일 초대 내각 인선을 마무리하는 등 활발히 국정 운영에 나서고 있다. 7월 3일과 9월 11일에는 각각 취임 30일, 100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 소통에 나섰으며, 8월 25일에는 방미(訪美)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

10월에는 평행선을 달리던 한미 관세 협상을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최종 타결했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국정은 이처럼 안정궤도에 올랐으나 정치권의 균열, 사회적 대립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날이 서고 있는 상태다. 특히 정청래 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등장한 것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사회적 양극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취임 전부터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으로 규정했고, 취임 후에는 '내란 청산'을 강조하며 국민의힘을 위헌정당이자 해산 대상이라고 수차례 주장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이 열리기 전인 9월 8일까지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악수조차 나누지 않았다.

그가 공약한 검찰·사법·언론 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 전광석화처럼" 추진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극단적 대치 국면은 더욱 짙어졌다. 당내 대표적 강경파로 꼽히는 추미애 의원을 법제사법위원장에 앉히면서 법사위는 회의가 열릴 때마다 여야 '전쟁터'로 비유될 만큼 충돌이 반복되는 실정이다.

'반탄파'(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의 대표 격인 장 대표 역시 강경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취임 직후 '찬탄파'였던 한동훈 전 대표 측을 배척하며 당권 장악에 나선 그는 "모든 우파와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천명했다. 10월 17일에는 윤 전 대통령을 실제로 면회하며 당내 강성 지지층 결집을 극대화했다.

민주당의 절반 수준에 머무는 당 지지율을 고려하면 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 등 중도층 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지만, 장 대표는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민생 레드카드'를 주제로 전국 11개 지역을 돌면서 연일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양측은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받고 있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내달 2일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다시금 세게 충돌할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현 대통령)가 지난 4월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최종 후보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5.4.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국힘 '계엄의 강' 건너고 민주 '내란 프레임' 끝내야"
정치원로 등은 이제 양 진영 모두 계엄 1년을 맞아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처절한 사죄와 반성으로 '윤석열 계엄 사태'에 대한 종지부를 찍어야 하고, 정부·여당의 경우, 계엄을 단죄하는 일에만 주력하는 것에서 벗어나 국민통합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내란 문제는 법과 제도를 통해 제대로 따지되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미래를 향해 또 열심히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정대철 대한민국 헌정회 회장은 "여야 모두 비정상적인 대치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하며 특히 여권에 전향적 자세를 당부했다. 그는 "소위 내란몰이를 그치고 국민통합으로 가야 할 때"라며 "야당을 내란 동조 세력으로만 몰면 정치가 '죽기 아니면 살기' 게임이 돼 버린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은 '계엄의 강'을 건너야만 한다.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을 선언하고 보수 정당 재건의 길을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또한 계엄 1년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내란 프레임 씌우기를 그만하고 국민통합에 전념하는 국정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민의힘은 뼈저리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민주당은 내란을 마법의 지팡이처럼 사용하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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