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리산 정규 탐방로에 '정당 리본' 도배…국립공원 훼손 논란

정치

뉴스1,

2025년 11월 30일, 오후 01:52

'기본소득당 산행 모임' 띠지가 지리산에서 수십개 발견돼 자연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출처=보배드림

지리산 정상 인근 정규 탐방로에서 동일 단체의 홍보성 리본이 대량으로 발견돼 자연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이 명확히 금지하고 있는 행위임에도 특정 산악회가 자신들의 모임을 홍보하고 있어 "산 전체를 광고판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게시된 사진에는 천왕봉에서 장터목 대피소로 이어지는 약 1.7km 구간의 나무와 가지, 표지목에 파란색 비닐 리본이 다수 묶여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리본에는 동일한 문구와 단체명이 인쇄돼 있어 안내 표식이 아닌 홍보 목적이 명확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공개한 A 씨는 해당 구간에서 11개 이상을 직접 수거했다고 밝혔다.

A 씨가 공개한 띠지에는 '기본소득당 산행 모임'이라는 단체명과 함께 '산행은 건강하게, 삶은 기본소득으로'라는 문구가 인쇄돼 있었다.

기본소득당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중앙당사를 두고 있으며, 현재 용혜인 의원이 당대표를 맡고 있는 원내 진보정당이다.

'기본소득당 산행 모임' 띠지가 지리산에서 수십개 발견돼 자연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출처=보배드림

한편 '띠지'가 발견된 일대는 국립공원공단이 관리하는 정규 탐방로로, 이미 이정표·목책·안전 시설이 충분히 설치돼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기본소득당' 산행 모임에선 비닐 소재 리본을 여러 개 남겨둔 것은 자연공원법상 '물건의 무단 설치'와 '환경 저해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국립공원 내에서는 안내 표식·플래카드·표찰 등을 허가 없이 설치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산악회 리본은 과거부터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일부 단체가 코스 선점을 과시하거나 단체 홍보 목적으로 수십 장의 리본을 설치하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국립공원 곳곳이 난색의 표식으로 뒤덮였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특히 비닐이나 플라스틱 같은 합성섬유 재질은 자연 분해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아 장기간 그대로 방치될 수 있다.

"정당이라면 더 모범보여야…해당 당에 악영향 끼칠 듯"
지리산 탐방로에 부착된 띠지 사진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정치적 비판도 이어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특정 정당의 이름이 적힌 띠지가 자연보호구역에 설치된 점을 두고 "정당이라면 더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이런 방식의 홍보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이용자는 "정치적 메시지를 탐방로에 남기는 건 국립공원을 광고판처럼 이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정치단체라면 자연 훼손 논란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어떻게 자기 정당 홍보용 띠지를 국립공원에 덕지덕지 붙여놓을 수가 있냐"고 비판했다.

일부는 "정당 활동이라면 더욱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이런 방식은 오히려 해당 당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행태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그 밖에도 "정규 코스에서 길 안내가 필요하다는 주장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산악회끼리 영역 표시하듯 경쟁하다 자연을 훼손한다", "나무에 묶은 순간 쓰레기가 된다"고 비판했다. 또 "수거한 게시자에게 감사해야 할 일", "지자체와 국립공원공단이 즉시 저 단체에 대해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국립공원공단은 그동안 무단 리본·표식 설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자제를 요청해 왔으며, 주요 탐방 구간에서는 정기적인 수거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단체에서 대규모로 설치한 사례가 다시 확인되면서 관리·감독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게시자는 "정상 코앞에 이런 리본이 줄줄이 붙어 있는 걸 보고 황당했다"며 "국립공원을 개인 홍보 장소처럼 사용하는 관행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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