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1년…극단으로 갈라진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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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2월 01일, 오전 05:30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 1년을 앞두고 정치권의 갈등이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권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향한 ‘위헌정당·내란 프레임’을 지속하고 있고, 야권은 출범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이재명 정부에 대해 탄핵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상호 공방이 격화된 모습이다.

지난 27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우리 사회에서 이념 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80%로 조사됐다. 빈부 갈등(78%), 지역 갈등(73%), 세대 갈등(72%), 성별 갈등(55%)보다 높은 수치다. 반면 이념 갈등이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은 13%로 작년 11월 조사(14%) 대비 1%포인트(p) 하락했다.

정치 갈등을 둘러싼 국민 우려는 대선 직후부터 확인됐다. 지난 6월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만 18세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선 사후 국민 인식 조사’(웹 조사)에서 ‘여야 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88%, ‘보수-진보 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86%에 달했다. 빈부 갈등(63%), 남녀 갈등(54%)보다 현저히 높다. 계엄과 탄핵을 거쳐 정권이 교체됐음에도 여전히 정치적 갈등은 완화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같은 양상은 계엄 이후로도 여야가 여전히 서로를 향한 혐오 정치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대선 승리 이후 국민의힘을 겨냥한 ‘위헌정당·내란프레임’을 앞세우는 동시에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을 가동했고, 반대로 야당은 ‘친윤(친윤석열)·반탄(탄핵반대)’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이재명 정부에 대한 공세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양 진영 모두 강성 지지층에 집중하는 상황도 극단화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어준의 뉴스공장(딴지일보)’ 등을 통해 결집한 열성 지지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명심’ 박찬대 전 원내대표를 제치고 당대표가 됐다. 정 대표는 최근 “딴지일보가 민심을 보는 하나의 척도”라고 발언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유튜버 전한길씨 등 극우 성향 지지자를 주요 기반으로 삼아 당대표에 올랐다. 장 대표는 지난 8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전씨에 대해 “우리 당을 위해 당과 함께 열심히 싸워온 분”이라며 “공천도 줄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여야 모두 강경 지지층 목소리가 과도하게 대표되며 정치 극단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보와 보수 모두 소수의 목소리가 과대 대표되면서 실제보다 갈등이 훨씬 심각하게 보이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고 정치적 극단성이 더 확대될 경우 사실상 ‘정치적 내전’과 유사한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선고를 앞둔 지난 3월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도심집회로 인한 경찰 차벽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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