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앞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인천 국민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1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2·3 비상계엄을 이틀 앞둔 1일 "과거에서 벗어나자고 외치는 것 자체가 과거에 머무는 것이고, 저들이 만든 운동장에서 싸우면 안된다고 그렇게 소리치는 것 자체가 저들이 만든 운동장에 갇힌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 주안역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인천 국민대회'에서 "과거 위에 현재가 있고 현재 위에 미래가 있다. 우리가 끊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바로 변화된 현재, 더 변화된 미래"라며 "뚜벅뚜벅 국민만 보고 민생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답이고,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제대로 싸우는 게 답"이라고 강조했다.
직접적인 표현은 삼갔으나 계엄 1년을 앞두고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대국민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에 대해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에둘러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현장에서는 보수 유튜버들이 대거 참석해 연설 도중 "계엄 사과 반대", "윤어게인", "계엄은 옳았다" 등을 외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일부는 당 지도부에서 처음 '불법 계엄 반성'을 언급한 양향자 최고위원에게 "배신자"라고 고함을 치고, 손범규 당협위원장이 "누구와 싸워야 하느냐"고 묻자 "한동훈"이라고 답했다.
장동혁 지도부는 섣불리 사과하면 더불어민주당의 '내란 정당' 프레임에말려들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대선 과정에서 이미 사과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한 만큼 사과해도 외연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국정 운영을 함께한 정당이 이제 와 절연을 선언하는 것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계엄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 갈등은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대국민 사과를 요구해 온 초·재선 의원 20여 명은 장동혁 지도부가 입장을 내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재선 의원 일부는 이날 원내대표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계엄 1년 메시지에 관한 의견을 전달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재선 권영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비상계엄 사태에는)민주당에도 책임이 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리고 또 당시 집권여당으로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해서 국민들에게 큰 고통의 책임을 줬던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분명하게 국민들에게 사과할 건 사과하고, 반성할 건 반성하고, 끊어낼 건 끊어내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초선 김용태 의원 또한 BBS라디오에서 "지도부가 당연히 사과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 윤석열 정부 때 총체적 과오에 대한 설명이 한번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윤전 대통령 같은 경우는 법치주의 수호라는 보수의 가치를 정면으로 배반했고,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이 이를 옹호하기 바빴던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국민들께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드리는 것이 같이 필요하지 않나"고 했다.
지도부 회의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찬탄 성향의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새 지도부의) 핵심 전략은 혁신이었고, 그 시작은 불법 계엄과 대선 패배에 대한 철저하고 이성적인 반성"이라고 했다.
양 최고위원은 "많은 지지자들이 여전히 빼앗긴 정권, 잃어버린 대통령을 놓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반(反)지성과 울분을 진정시키긴커녕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려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천벌받을 일"이라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