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장성은 별의 무게 감당해야…명령 따랐을 뿐이란 변명 안돼"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2월 03일, 오후 01:15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위헌적 명령을 분별하지 못하고 ‘단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내란 가담 장성들의 태도는 군에 대한 국민의 시선을 싸늘하게 만들었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2·3 비상계엄 1년이 된 3일 오후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내란 관여 의혹을 둘러싼 일부 장성들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장성은 ‘별의 무게’를 느끼면서 결심하고, 결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최고의 계급인데도 여전히 ‘핑계’를 대는 장군들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안 장관은 “5·16, 12·12 등 현대사의 상흔 속에서 철저한 성찰이 부족했던 결과가 12·3의 비극”이라며 “군이 과거의 상처를 덮어두었기 때문에 또다시 헌정을 뒤흔드는 불법 계엄이 반복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 군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적당주의의 유혹과 결별하고,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 말하며 시시비비를 분별할 수 있는 명민한 지성과 쇄신의 용기를 택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의에 참석한 주요 지휘관들에게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내가 주요 지휘관이었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 것인가 자문해야 한다”면서 “썩은 나무로 조각할 수 없듯이 반면교사(反面敎師) 없이 국민의 군대 재건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9월 5일 군기강 확립을 위한 주요 지휘관 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이와 함께 안 장관은 미래합동작전개념과 싸우는 방법을 재정립하고, 가칭 ‘2040년 군구조 개편’을 통해 그에 맞는 병력구조, 부대구조, 전력구조를 최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AI 기반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과 병력절감형 군구조로의 개편이 핵심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 임기 중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 군의 핵심 역량 강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수십 년간의 축적된 역량으로 전작권 전환은 목전에 와 있다”며 “내년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이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이 지휘하는 ‘미래 한미연합군사령부’에 대한 검증을 통해 이뤄진다.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로 평가 및 검증을 거치는데 현재 FOC 평가를 마치고 검증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를 내년 중에 완료하면 마지막 3단계인 FMC로 넘어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재명 정부가 목표로 하는 임기 중 전작권 전환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셈이다.

안 장관은 “전작권 전환은 ‘더 강한 대한민국’과 ‘더 굳건한 한미동맹’을 의미한다”며 “임기 내 전작권을 전환해 후배 세대가 전시에 스스로 작전을 기획·지휘할 수 있는 군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 장관은 “오고 싶은 군대, 떠나고 싶지 않은 군대”를 강조하며 처우와 복지 체계 개편 의지도 밝혔다. 그는 “군인은 생명을 바쳐 조국을 지키는 직업”이라며 “초급간부 급여를 중견기업 이상 수준으로 만드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차원이 다른 급여·복지체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휘관들에게 “현장에서 부하들이 군복을 입은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 달라”고 주문했다.

안 장관은 회의 말미에 “국민에게 신뢰받는 첨단강군으로 가는 길에서 각군 이기주의와 타성은 자리할 곳이 없다”며 “험할수록 사명감과 책임감이 더 중요한 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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