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5부 요인 오찬 “민주주의 지킨 날…자주 모여 논의하자”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2월 03일, 오후 05:10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12·3 비상계엄 해제 1년을 맞아 5부 요인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헌정질서를 지키는 책임 있는 주요 기관의 기관장들을 모신 만큼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정 운영과 각 기관 현안에 대해 자주 의견을 나누자”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5부 요인 초청 오찬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김민석 국무총리, 조희대 대법원장,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민석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오찬을 함께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우상호 정무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5부 요인들과 만나 “원래 제가 한 번 뵙자고 했던 것은 순방 결과도 말씀드리고, 6개월 정도 된 상황에서 국정 운영 상황도 말씀드리면서 조언도 듣고 각 기관 상황들도 한 번 말씀을 듣고 싶었다”며 “오늘 또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특별한 날, 시민들의 행동이 시작된 특별한 날이기도 해서 의미가 특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장은 “1년 전 오늘을 절대 잊을 수가 없다”면서 “그날 밤의 기억이 지금도 눈앞에 생생하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국회의원들이 목숨을 걸고 신속하게 담을 넘었고, 대통령께서 국민께 국회로 모여 달라는 말씀을 했다”며 “국민들은 어둠을 뚫고 국회를 지켜주셨고, 그 덕분에 국회는 고립되지 않고 비상계엄을 해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군에 의해 파손된 국회 집기로 만든 ‘빛의 민주주의 꺼지지 않는’ 기억패를 대통령께 전달해 드리고자 가지고 왔다”고 덧붙였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1년간 각 기관이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며 “국회와 정부를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과 국민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사법부 구성원들도 법치주의 근간을 지키면서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헌법적 사명을 다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물론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국민 모두가 동의할 수 없지만, 3심제라는 틀 안에서 충분한 심리와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그 정당성과 신뢰가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법부에 대해 걱정과 우려를 가지고 계신 국민들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사법제도는 국민의 권리 보호와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사법제도의 개편이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12·3 비상계엄은 헌정사 10차례 계엄 중 가장 짧은 5시간 30분 만에 해제됐다”며 “국회가 신속히 해제를 요구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용기 있는 저항 덕분이라는 점이 탄핵 결정문에도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스스로 헌법을 지켜낸 장면을 기억하며 헌재도 국민 기본권 수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년 전 내란을 막은 것도,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국민 덕분”이라며 “내란의 뿌리를 뽑고 나라를 정상화하는 것이 우리 헌법기관들의 역사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란 심판 지체로 국민 염려가 크다. 행정부 내 정리는 끝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의미 있는 날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선관위도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관리라는 헌법적 책임을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5부 요인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이규연 대통령홍보소통수석은 3일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5부요인 간 오찬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당시 국회 난입에 사용된 목재 집기를 활용해 만든 기념패를 전달했다. 우 의원은 “국회의 자체방어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회와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관련 기관의 방어체계를 강화할 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헌법교육 인력 자원과 지원을 확충할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비상계엄 단초가 된 부정선거론을 극복하기 위해 선거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내각 차원에서도 헌법과 선거교육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자질이 우수한 법관들이 민관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법관 처우 개선을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판결은 최고·최종의 결론인 만큼 판사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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