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일 간 설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어느 나라도 두둔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러시아와의 관계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는 대로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암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 외신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원자력추진잠수함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미국 정치권에서 한국의 핵무장을 우려한다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이 대통령은 명확하게 “핵무장을 추진하지 않는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이 합의한 대원칙이고 우리가 핵무장을 하면 핵 도미노가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핵추진 잠수함은 핵무기가 아니기 때문에 비확산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이 대통령은 핵무기가 아닌 원자력추진잠수함에 쓰일 핵연료 협의가 미국과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우리가 러시아에서 연료를 30% 정도 수입한다고 하니 (트럼프 대통령이) ‘자체 생산한 물량을 동업하자’고 5대 5 동업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트닉에게 맡겨보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 장소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제조업 진흥을 위해 필라델피아 조선소 이용을 권유했지만 미국의 잠수함 건조 역량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크지 않다. 세계 최고의 조선 효율성을 가진 한국에서 만드는 게 경제·안보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중일 갈등, 어디도 편 안든다”
외교·안보와 관련된 질문에서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되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도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에 대해서 이 대통령은 “한쪽 편을 들기보다 모두가 공존할 길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의 대화 요청에 전혀 응하지 않는다는 점도 언급한 뒤 “북한은 체제 보장을 미국이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우리는 대화 환경을 조성하는 조정자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민감할 수 있는 한일 역사와 관련된 질문에서도 기존 ‘실용외교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문제가 있다고 다 단절하면 마지막에는 나 혼자 남는다”면서 한일 셔틀외교 복원이 변함없는 기조라는 점을 언급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러시아와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런데 지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으로 국제 제재가 이어지고 있고 대한민국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인도적인 측면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조속하게 종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민주주의, 평화적인 집단지성”
이 대통령 본인이 주창한 K민주주의에 대한 발언도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무력화시킨 게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에서 비롯된 K민주주의라는 평가를 했다.
그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에는 집단지성에 의한 평화적이고 아름다운 직접성이 있다”면서 “수십만이 모여도 폭력·파괴가 없는 전통이 세계사적으로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 권력을 10년 내 두 차례나 무혈 평화행동으로 끌어내렸다”면서 “노벨평화상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연결해 광주 민주화운동을 설명했다. 광주의 참상을 외부로 알린 외신 기자들의 공로를 되새기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는 “광주 때도 외신 사진기자들의 활동이 진실을 드러냈다”면서 “이번에는 미국의 빠른 객관적 입장 표명과 언론 보도가 국민 행동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