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한동훈 "계엄 막지 못해 사과…과거 잘못 과감히 끊어내야"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2월 03일, 오후 02: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열린 12ㆍ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에서 당시 당 대표로 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비상 계엄 1년인 3일 “계엄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을 막은 것은 피땀으로 이룩한 자유민주주의 시스템과 이를 삶에서 녹여내 실천한 국민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날 밤 국민의힘은 어렵사리 국회에 들어가 계엄 해제에 앞장섰고, 계엄 발표 보자마자 ‘비상계엄은 잘못된 것’이라 메시지를 낸 것은 개인적인 게 아니라 당대표로서 냈던 것”이라며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한 계엄일지라도 앞장서서 막고 국민의 편에 서겠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저열한 폭거는 극에 달하고 있었고, 헌법정신을 저버리고 머릿수로 밀어붙여 22번의 탄핵과 함께 국정을 마비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타까운 것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유죄 판결이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버티기만 한다면 새로운 국면이 열리는 상황이었다는 점”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비상계엄은 모든 것을 망쳤다”고 꼬집었다.

한 전 대표는 “그날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국민이 지킨 민주주의가 온전하게 회복됐다고 말하기 어렵다. 사실 더 나빠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정권에서 대통령실 특활비를 부활했고, 실세 측근 비서관은 국회가 불러도 나오지 않고, 자기의 유죄 판결을 막으려 대통령이 사법부를 겁박하고 검찰을 폐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나라를 망쳤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딱 계엄만 빼고 나쁜 짓을 다 해서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오늘을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자기들만의 축제로 만들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이제 퇴행이 아니라 미래로 가야 한다”며 “과거의 잘못 때문에 미래의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내일로 가기 위해 과거의 잘못된 사슬을 과감하게 끊어내야 한다”며 “반성할 수 있는 용기만이 앞으로 나아가는 전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당 지도부가 낸 사과 메시지가 사과로 보기 어렵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그는 “국민의힘 다수 정치인과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상식적인 시민들은 이미 국민께 사과하는 마음”이라고 답했다.

그는 다만 “사과는 받는 사람이 기준이기 때문에 국민이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라면서도 “사과를 받을 분은 국민이지 민주당이 아니다. 민주당도 이 상황을 만든 데 대해 사과해야 할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당내에서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당무감사를 착수한 것에 대해 그는 “미래로 가야 할 대단히 중요한 시기”라며 “퇴행이 아니라 미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는 6·3 지방선거에서의 역할론을 묻자 그는 “저는 국민의힘의 정치인이고,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국민의 힘이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