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계엄 미리 못 막아 깊이 사과…李는 계엄 빼고 나쁜 짓 다해"

정치

뉴스1,

2025년 12월 03일, 오후 02:3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3일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아 "당시 여당 당대표로서 계엄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민들이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고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 쪽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곳은 1년 전 계엄 해제를 위해 시민들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진입했던 장소다. 기자회견에는 배현진(재선)·안상훈·진종오(초선) 의원 등을 포함해 지지자 수백 명이 영하의 날씨에도 현장을 메웠다.

그는 "그날밤 국민의힘은 바로 저 좁은 문을 통해서 어렵사리 국회로 들어가 계엄을 해제하는 데 앞장섰다"며 "그날밤 우리 국힘의 공식적인 결단과 행동은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한 비상계엄일지라도 앞장서서 막고 단호하게 국민의 편에 서겠다는 것이었음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했다.

한 전 대표는 "(계엄 당시) 민주당의 폭거는 극에 달하고 있었다"며 "정말 안타까운 것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유죄 판결이 줄줄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버텨내기만 하면 새로운 국면이 열릴 상황(이었지만)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비상계엄은 모든 것을 망쳤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그날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이 나라 국민들께서 지켜낸 민주주의가 온전하게 회복됐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사실 더 나빠졌다. 대한민국 사회는 길을 잃고 있다"며대통령실 특활비 부활, 김현지 제1부속실장 논란, 헌법존중 TF, 10·15 부동산 대책 등을 거론하며 이재명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나라를 망쳤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딱 계엄만 빼고 나쁜 짓을 다해서 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제 퇴행이 아니라 미래로 가자. 과거의 잘못 때문에 미래의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 우리가 내일로 나아가려면 과거의 잘못된 사슬들을 과감하게 끊어내야 한다"며 "반성할 수 있는 용기만이 그 전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동혁 대표 체제를 겨냥한 듯 "많은 분들이 싸워야 한다고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왜 무엇을 위해 싸우느냐"라며 "해방 이후 전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성취를 이룬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기만 한다면 생각이 다른 사람들끼리도 힘을 합칠 수 있어야 하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 상식적 시민들이 뭉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상처입은 보수 지지자들께 말씀드리고 약속드린다. 우리가 정말 어렵게 온 힘으로 만든 정권이 허망하게 무너진 것이 고통스럽지만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궈낸 대한민국의 주역"이라며 "우리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사과 메시지에 대해서는 "사과는 받는 사람 기준'이라며 "이 사과를 받을 분은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이다. 우리는 민주당에 사과할 필요가 없다. 민주당도 이 상황을 만든 데 사과해야 할 사람들"이라고 했다.

당무감사위원회가 한 전 대표가 연루된 당원게시판 조사를 개시한 데 대해서는 "미래로 가야할 대단히 중요한 시기"라며 "퇴행이 아니라 미래로 가야 한다"고 답했다.내년 지방선거 역할론에 대해선 "저는 국민의힘 정치인이다. 국민의힘이 국민의 사랑을 받고 정말로 '국민의 힘'이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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