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국회 교육위원회 감사반장(국민의힘)이 지난달 23일 경남 창원 성산구 경남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경남·울산·부산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감사 개시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0.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12·3 비상계엄 1주년인 3일 "충분히 묻지 못하고,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때로는 침묵으로 시간을 흘려보냈던 제 모습은 지금 돌아봐도 부끄럽기만 하다"고 밝혔다. 그는 약 2840자 분량의 입장문에서 "책임"은 반복해서 언급했지만 명시적 사과는 없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 역시 그 혼란 한가운데 있었던 정치인이다. 당시 저는 상황을 해석하고 설명해야 할 자리에 있었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자신도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채 하루하루를 버티듯 보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를 회상하며 "'비상계엄' 자막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무엇을 말해야 할지 떠올리지 못했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도 알지 못했다"며 "가슴 깊이 밀려왔던 당황스러움과 무력감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의 사과 여부를 두고 당내 소란이 이는 데 대해서는 "1년이 지난 지금, 그날을 둘러싼 해석과 공방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그날을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그 밤이 민주주의에 큰 상처를 남겼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는 그 서로 다른 마음들을 서둘러 나누거나 줄 세우려 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불안과 분노, 실망과 기대를 겸손하게 듣는 것이 지금 저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믿는다"고 털어놨다.
조 의원은 "그날 이후 1년 동안 국회에서는 민주당의 독주와 브레이크 없는 입법 독재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며 "저는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입법을 다루는 국회의원으로서 이러한 독주를 현장에서 직접 목도하고 있어서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권력의 일방통행에 그나마 제동을 건 장면이 오늘(3일) 새벽 법원이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일"이라며 "이 사건은 단지 한 정치인의 신병 처리 여부를 넘어, 상대 정당을 내란 정당으로 규정해 정치적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려는 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드러낸 계기"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그러나 동시에 그 독주를 막아내지 못한 책임 역시 저에게도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겠다. 집권여당이던 시기에 국민의 신뢰를 지켜내지 못했기에 정권을 내어줬고, 그 결과 지금의 정치 지형이 만들어졌다는 점을 피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의힘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 그날 이후 1년 동안 민주당의 독주에 대한 비판이 커졌지만, 그 독주를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어야 할 책임은 우리에게도 있다"며 "그 책임을 남 탓으로 돌리지 않고, 당명과 간판이 아니라 내용과 태도부터 바꾸는 일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master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