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영장 기각…반격 기회 잡은 野, 내란프레임 제동걸린 與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2월 03일, 오후 04:53

[이데일리 조용석 한광범 기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구속영장이 3일 기각되면서 여야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이후 ‘내란정당·위헌정당’ 압박을 받던 국민의힘은 반격 기회를 잡은 반면, 민주당이 추진해온 ‘내란프레임’은 일단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추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혐의 및 법리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내란특검(조은석 특검)이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해제 표결을 고의로 방해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추 전 원내대표는 영장 기각 후 “이제 정권은 정치 탄압과 야당 탄압을 중단하고 민생을 지키고 미래를 키우는 일에 집중해주면 고맙겠다”며 “진정성이 있다면 저희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권성동 의원과 추 전 원내대표를 제외한 105인 전원 명의로 무죄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이날도 30여명이 구치소 앞을 지키는 등 단결력을 과시했다.

앞서 특검의 영장청구에 대해 부실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추 전 원내대표가 의원총회 장소를 본회의장이 아닌 약 30m 거리로 마주보고 있는 예결위 회의장으로 공지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해체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특검 주장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정치권에서는 추 전 원내대표가 윤석열 정부 경제부총리 출신이자 계엄 당시 여당 지도부였다는 점에서 혐의가 소명돼 구속됐다면 국민의힘이 ‘내란정당’ 공세에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영장 기각으로 국민의힘은 계엄을 당과 관계없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독단행동’으로 주장할 수 있게 됐다. 추 전 원내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등 정면승부 끝에 기각 결정을 받은 것도 국민의힘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는 부분이다.

국민의힘은 즉시 반격을 예고했다. 장동혁 대표는 영장 기각 직후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국민들께서, 이재명 정권의 내란몰이 폭거를 준엄하게 심판하셨다”며 “정치보복·국민탄압·내란몰이를 중단하라는 명령”이라고 했다. 아울러 “오늘은 계엄과 탄핵, 내란몰이의 어두운 과거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미래를 시작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이재명 정권은 끊임없이 야당 탄압, 내란 몰이 공세를 펼치고 있고 교회, 군, 경찰, 검찰, 사법부, 공직사회 전체로 내란몰이를 확장하고 있다”며 “오늘 추 전 원내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야당 탄압 내란몰이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영장 기각이 무죄는 아니다’며 전열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12.3 내란 저지 1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호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혐의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며 “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된다면 국민의힘은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위헌정당 해산감”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에 이은 추가 특검 추진 방침도 강조했다. 정 대표는 “내란전담재판부가 필요한 이유를 조희대 사법부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며 “3대 특검이 손대지 못한 것을 다 모아서 2차 종합 특검이 필요하다. 끝나지 않은 내란과의 전쟁을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추 전 원내대표 영장 기각으로 인해 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은 다소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반면 내란정당 위기를 넘긴 국민의힘은 향후 역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3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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