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제도 혁신 '결실'…K9·레드백, 기업 직접 보유로 수출 경쟁력↑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2월 04일, 오후 02:2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내 방산기업이 연구개발(R&D)과 해외 마케팅을 위해 자체 제작한 무기체계를 직접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첫 결실을 맺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최초로 개정 방위사업법 적용을 받아 K9 자주포 등 주요 장비를 R&D 및 수출 홍보 목적의 기업 소유로 확보하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방위사업법 개정안은 지난 7월 4일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법은 방산업체가 수출·연구개발 목적에 한해 방산물자를 생산·개조해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산업체들은 자사가 양산한 무기체계라고 하더라도 그 소유권이 없어 자체 장비를 보유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전시회 참가와 해외 홍보를 위해 군이 운용 중인 장비를 대여해야 했다. 승인 절차와 복구 비용, 운송비까지 장비 1대당 1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구조적 부담을 안고 있었다는 얘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일 창원3사업장에서 연구개발(R&D) 및 마케팅용 K9A1 자주포 출하식을 진행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그러나 법 개정으로 업체가 장비를 자체 보유할 경우 전시회 대여비와 원상복구 비용 등이 필요 없어지게 돼 연간 수십억 원 규모의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또 기존에는 국방부 장관 또는 방위사업청장 승인까지 2~3개월이 걸렸지만, 앞으로는 기업이 자체 장비를 운용할 수 있어 시간과 행정 절차 모두 줄어들게 됐다.

특히 신품 수준의 장비를 전시할 수 있게 된 점도 의미가 있다. 그동안 군이 운용하던 장비를 가져와 도색을 해 전시했었는데, 해외 경쟁사처럼 마케팅용 장비를 신제품에 가까운 상태로 직접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개정 법률안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A1과 K9A2 자주포,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등 3종을 자체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일 경남 창원특례시 창원3사업장에서 ‘R&D·마케팅용 K9A1 자주포 출고식’을 개최했다. 이번 출고 장비 중 K9A1은 내년 사우디아라비아 방산전시회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지난 11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2사업장에서 성능시험을 진행중인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IFV)의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용원 의원은 “이번 조치는 방산업체의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며 행정절차까지 간소화하는 실질적인 지원책”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듣고 K-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 입법·행정·기업이 하나의 팀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해외사업 수주를 위한 성능시험이나 개조·개발도 신속하게 진행이 가능해져 수출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면서 “비전시 기간 동안 군 전력화 장비를 빌려 발생하던 전력 공백 문제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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